최고의 파이어볼러를 향한 경쟁이 시작됐다.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헨리 소사(33·LG)에 앙헬 산체스(29·SK)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사와 산체스는 27일 나란히 시즌 첫 등판을 가졌다. 모두 좋은 결과를 냈다. 소사는 고척 넥센전에서 6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3실점(2자책점)으로 막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수확했다. KBO 리그 데뷔전이었던 산체스는 인천 KT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리를 신고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공통점 중 하나는 강속구를 던진다는 점이다. 소사는 KBO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다. 소사의 지난해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무려 149.8㎞에 이르렀다. 1000구 이상 기준으로 외인·국내 선수를 가릴 것 없이 그냥 독보적인 최고였다. 여기에 산체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불펜투수로 뛸 때의 기록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메이저리그(MLB)에서 평균구속이 150㎞대 중반이었다.

첫 경기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다. 소사는 이날 포심 최고구속이 154㎞에 이르렀다. 평균도 149㎞를 찍었다. 아직 컨디션이 100% 단계는 아닌데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투심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8㎞, 슬라이더 최고구속도 142㎞나 됐다. 구속만 놓고 보면 충분히 건재를 과시했다.
산체스도 뒤지지 않았다. 역시 최고구속은 154㎞였다. 평균구속은 150.1㎞로 오히려 소사보다 앞섰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속이 조금 떨어졌지만 6회에도 150㎞가 넘는 공을 던졌다. 나름대로 스태미너를 증명했다고 볼 수 있다. 최고 147㎞를 찍은 컷패스트볼의 위력도 좋았다. 체인지업은 최고 144㎞, 최저 140㎞였다. 공만 놓고 보면 정말 빨랐다. KT 타자들도 쉽게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산체스는 돔구장에서 뛴 소사보다 더 쌀쌀한 날씨 속에서 경기를 했다. 선수 스스로는 구속에 그렇게 미련을 두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자연스레 구속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로서의 검증은 덜 됐다. 시즌 중반 이후 구속을 살필 필요는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이미 체력을 입증한 소사가 더 꾸준할 수 있다.
다른 파이어볼러들도 첫 등판에서 기대했던 구속이 나왔다. 두 선수에 도전할 만한 대항마로 뽑히는 키버스 샘슨(한화)은 포심 평균 148.7㎞를 던졌다. 150㎞을 넘어가는 공이 제법 나왔다. 좌완 투수들의 강속구 향연도 흥미롭다. NC 새 외국인 선수 왕웨이중은 포심 평균이 148㎞, 국내 선수를 대표하는 김광현(SK)은 147.4㎞를 찍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앙헬 산체스.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