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원을 둘러싸고 변호사,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의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곽도원의 소속사 오름엔터테인먼트의 임사라 대표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면서부터다.
임사라 대표는 이윤택 피해자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곽도원의 연희단거리패 후배들 중 4명을 만났는데, 이들이 곽도원에게 금품을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임사라 대표는 '꽃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논란을 키웠다. 곽도원을 만났다는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는 곽도원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선배로서 의지하기 위해 만났을 뿐, 금품을 요구한 사실이 절대로 없고, 오히려 '꽃뱀'으로 몰렸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임사라 대표의 글을 본 음악극단 콩나물 대표이자 연출가 이재령 역시 곽도원 측의 주장에 적극 반박했다. 이재령은 이윤택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그를 고소한 17명 중 한 명이다. 이재령은 연희단거리패 출신 후배가 곽도원에게 연락을 취한 이유에 대해 "미투 운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주는 연희단 출신 곽도원의 글을 보고 고마운 마음에 연락을 취한 것"이라며 "임사라 대표는 제 후배들이 돈을 목적으로 곽도원에게 접근한 것처럼 매도했다. 후배를 다독여줄 선배로 알고 찾아갔다가 졸지에 협박범, 공갈범, 꽃뱀으로 몰리면서 며칠째 피눈물을 흘리는 피해자들 마음을 아시냐"고 호소했다.
곽도원을 둘러싼 갈등은 엉뚱한 곳으로 튀면서 점점 더 큰 갈등으로 번져가고 있다. 임사라 대표의 글을 본 박훈 변호사는 "곽도원이 자네를 지지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네는 곽도원을 아주 시궁창으로 몰아넣었다"며 "그만 사과하고 물러나게나"라고 임사라 대표를 비난했다.
오늘(28일)은 연희단거리패 후배인 강왕수 역시 곽도원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강왕수는 "연희단 선배로서 후배들을 만나봤지만 아픔을 이야기하고 나눴을 뿐이지 돈 이야기를 나는 들어본 적도 없다. 다른 선배들 안부조차 조심스럽게 물어보고 걱정하면서 오히려 미안해 하던 후배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너에게 연락을 해서 돈을 요구했다? 나는 솔직히 믿지 못하겠다"고 곽도원 소속사 대표가 언급한 금품 요구 협박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꽃뱀이라니. 함께 고생하고 열정을 나눴던 후배들은 내가 아는 한 절대 그런 행동을 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네가 떳떳하다면 숨지말고 기사에 녹음한 것도 있다고 하던데 너의 입장을 당당히 밝혔으면 한다"라고 곽도원의 직접적인 입장 발표를 촉구했다.
곽도원, 그리고 그의 소속사 임사라 대표의 폭로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는 제3자들의 등판으로 갈수록 진흙탕 싸움으로만 번져가고 있다. 곽도원 측과 연희단거리패 후배들의 싸움으로 시작된 갈등에 박훈 변호사, 그리고 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였던 강왕수까지 등장하면서 얽히고설킨 다툼으로 커져가는 모양새다. 임사라 대표는 녹취록을 전달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녹취록을 전달받았다는 피해자들의 변호인단은 입을 다물고 있다.
이제 이 지리한 싸움을 끝내는 방법은 곽도원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히거나, 혹은 가장 중요한 증거인 녹취록이 공개되는 것뿐이다. 변호인단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곽도원의 진흙탕 싸움에 입장을 밝힐지, 곽도원 측이 녹취록을 공개할지, 혹은 곽도원이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힐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그들만의 싸움'은 갈수록 미궁에 빠지고만 있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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