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처음 NC에 합류한 외인 원투펀치 왕웨이중(26)과 로건 베렛(28)은 KBO리그 데뷔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따내며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믿고 보는 NC의 외인 투수' 계보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NC 투수로 데뷔전 승리'란 공통점이 있는 왕웨이중과 베렛이지만 차이점이 더 많다. 왕웨이중은 대만 출신 좌완, 베렛은 미국 출신 우완이다. 국가, 투구 유형뿐만 아니라 스타일도 다르다. 왕웨이중이 150km대 강속구, 커터를 앞세운 파워피처라면 베렛은 140km대 초중반 포심·투심 패스트볼 외에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까지 다양한 공을 고르게 구사하는 타입이다.
성격에도 차이가 보인다. 왕웨이중은 젊은 나이답게 쾌활하고 흥이 넘치는 성격이라면, 베렛은 진중함에 학구파 스타일이다.

왕웨이중은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만원관중들이 합창한 선수들의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흥얼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평소에도 동료들의 응원가를 입에 달고 다닌다. NC 구단 관계자는 "왕웨이중은 어린 나이에 맞게 쾌활하게 즐기려 한다. 우리말도 잘 따라하려 하고, 응원가들도 자주 부른다"고 귀띔했다.
특히 외인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의 응원가를 가장 즐겨 부른다고. 미국 시절 느껴보지 못한 한국만의 응원문화에 흠뻑 빠졌다. 왕웨이중은 "미국에선 안타나 홈런처럼 상황이 생길 때 환호성이 나오지만 한국은 다르다. 시즌 개막이 며칠 안 됐지만, 에너지 넘치는 한국 응원문화가 재미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베렛은 왕웨이중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25일 마산 LG전에서 베렛은 이닝을 마치고 들어온 뒤 덕아웃에서 볼펜을 들고 직접 필기 노트에 뭔가 메모하는 모습이 보였다. 외국인선수가 경기 도중 꼼꼼히 메모하는 건 흔치 않다.
베렛의 필기 노트에는 경기 전 상대팀 타자들에 대한 전력 분석 내용이 담겨져 있다. 여기에 이닝을 마치고 난 뒤 자신이 직접 상대해보고 느낀 타자들에 대한 내용을 추가로 메모하고 있다. NC 관계자는 "타자를 상대했을 때를 잊어먹지 않기 위해 바로 메모를 한다"며 "진중한 성격이지만 처음 팀에 왔을 때부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할 정도로 친화력도 좋다"고 말했다.
NC 김경문 감독도 두 선수에 대해 "첫 스타트가 중요한데 잘해줬다. 시즌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다른 점이 많은 두 선수이지만 각각의 매력으로 NC에 녹아들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왕웨이중-베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