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깨고 싶어서 비시즌 동안 더욱 열심히 준비한 것 같다." 곽빈(19·두산)이 두산 베어스의 달갑지 않은 역사 하나를 깨기 위한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곽빈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간 2차전에 팀의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곽빈은 고교시절부터 150km/h의 빠른 공을 비롯해 수준급의 변화구를 던지면서 '대형 신인'으로 관심을 모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실시한 오릭스 버펄로스전에서 1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곽빈은 시범경기에서는 비록 2경기 5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24일 삼섬전에서 치른 정규시즌 데뷔전에서 아웃카운트 한 개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데뷔전을 잘 치르는 그는 28일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막으면서 승리를 품었다. 3-4로 한 점 차 뒤진 8회초 1사 2루에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이병규를 파울플라이로 처리한 뒤 전준우를 바깥쪽 높은 커브로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곽빈의 호투 속 두산 타자들을 8회말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승리를 지키면서 곽빈은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입단 당시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싶고, 잠실 구장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 또 기회가 되면 승리도 따내고 싶다"는 곽빈의 목표가 2경기 등판 만에 모두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곽빈은 "캠프 때부터 좋지 않았는데, 다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서 간절하게 던졌다. 첫 승리가 기분이 좋다. 불펜부터 직구보다 변화구도 좋았는데, (양)의지 선배님 리드에 따라서 던진 것이 주효했다. 사실 너무 긴장돼서 아웃카운트, 점수도 모르고 마운드에 올라가서 타자에만 집중을 했다"라며 첫 승 소감을 전했다.
8회말 역전의 순간 기분도 이야기했다. 곽빈은 "형들과 코치님께서 벤치에서 첫 승 해야한다고 기도하라고 이야기하셨다. (허)경민이 형이 잘 쳐줘서 고맙고, (김)강률이 형도 잘 막아줘서 고마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목표를 조기에 이룬 만큼, 다음 목표도 바라봤다. 불펜에서 거둔 승리인 만큼, 다음 목표는 선발승으로 잡았다. 곽빈은 "이제는 선발승을 욕심 내보겠다. 특히 오늘 (양)창섭이가 잘 던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도 욕심이 난다"고 밝혔다.
아울러 목표 한 가지를 더 전했다. 그동안 두산은 1차 지명 선수가 두각을 나타내는 일이 적었다. 성영훈(2009년)을 비롯해 한주성(2014년), 남경호(2015년), 최동현(2017년) 등은 각종 부상으로 1군에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입단한 이영하가 재활을 끝내고 지난해 1군 경험을 발판 삼아 올 시즌 필승조로 도약한 것이 가장 큰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다.
곽빈 역시 두산의 '1차 지명 투수 징크스'를 깨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입단 당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만큼 비시즌 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 꼭 징크스를 깰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