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16’ 오승환, 2차 바겐세일 증명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9 14: 30

오승환(36·토론토)은 한국과 일본을 평정한 마무리투수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MLB) 계약 조건은 그 경력에 걸맞지 않다는 평가가 많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불펜투수의 가치는 연일 상승 중이다. 그러나 이는 일부 특급 마무리나 셋업맨에 한정된 이야기다. 여전히 1년 계약을 하는 투수들이 많다. 여기에 오승환은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다. 계약에 있어 다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옵션을 많이 삽입한 것조차 에이전트의 협상력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오승환은 묵묵하게 공을 던지며 계약 금액 이상의 가치를 해내곤 했다.
오승환은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대 1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하지만 보장 금액은 총액의 절반 수준이었다. 실제 세인트루이스가 옵션을 실행한 지난해 보장금액은 275만 달러 상당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오승환은 지난 2년간 받은 연봉 이상의 값어치를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오승환의 지난 2년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합계 2.7에 이른다. WAR1당 대개 8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참고할 때 오승환의 영입은 분명 많이 남는 장사였다. 비록 지난해 부진했으나 오승환의 이런 가격대비 성능비에 여러 팀이 관심을 가졌다. 비록 계약은 파기됐지만 텍사스가 그랬고, 토론토도 마찬가지였다.
오승환은 토론토와 1+1년 최대 725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올해 기본 연봉은 175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옵션이 많고, 구단이 옵션을 쥐고 있다. 이는 토론토가 오승환을 마무리투수로는 보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다. 실제 토론토는 로베르트 오수나라는 빼어난 마무리투수가 있다. 오승환보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몇몇 투수들도 2년 이상의 보장 계약을 한 사례가 있음을 생각하면 여전히 과소평가다.
하지만 오승환은 계약이나 팀 내 입지에서 비슷한 조건이었던 2016년 대반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는 파이어볼러 트레버 로젠탈이었다. 오승환이 로젠탈을 밀어낼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실력으로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올해도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행여 마무리가 아니더라도 8회를 든든하게 지키는 셋업맨 몫만 해도 충분히 연봉 이상의 활약을 한다.
비자 문제 때문에 실전 합류는 조금 늦었다. 그러나 몸 상태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충실하게 개인훈련을 했고, 불펜피칭도 성공적으로 끝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대한 평가도 괜찮다. 지난해보다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는 평가다.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은 아무래도 오승환이 낯설기에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지구내 강호도 많고 강타자도 많다. 그 악재를 뚫고 2016년 성적을 다시 낼 수 있다면, 토론토로서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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