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6이닝 무실점 역투’ 류희운, KT 선발 경쟁 안 끝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29 21: 16

“니퍼트 대신 누구냐구요? 류희운입니다”
김진욱 KT 감독은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29일 선발을 일찌감치 공개했다. KT는 외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더스틴 니퍼트가 어깨 통증으로 개막 출발이 좌절됨에 따라 한 명의 선발이 더 필요했다. 김 감독은 주저 없이 류희운의 이름을 불렀다. 그만큼 자신감도 있고, 준비도 되어 있음을 의미했다.
사실 김 감독에게 류희운은 ‘아까운 카드’였다. 지난해 81이닝을 던지며 경험을 쌓은 류희운은 올해 전지훈련부터 뚜렷한 상승세를 뽐냈다. 선발 로테이션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5선발 자원 중 가장 앞서 가던 금민철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류희운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 감독의 회상이다. 김 감독은 “류희운도 전체적으로 좋았다. 류희운이 롱릴리프를 할 수 있다면 마운드가 한숨을 돌릴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런 류희운이 김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부응했다. 류희운은 29일 인천 SK전에서 완벽투를 뽐내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6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장타력이 있는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포심 구속은 그렇게 빠르지 않았으나 묵직한 구위가 통했다. 높은 쪽 코스를 공략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SK 방망이가 이를 이겨내지 못했을 정도로 이날은 컨디션이 좋았다. 항상 약점이었던 사사구도 없었다. 
지난해 7월 28일 수원 NC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개인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에 이어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였다. 6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실점을 하지 않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류희운으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경기였다.
위기관리능력도 돋보였다. 1회 1사 2루에서는 상대 간판타자인 최정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허를 찌른 포크볼에 최정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4회에는 2사 후 한동민 로맥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정의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5회에는 수비 도움도 받았다. 1사 2루에서 이재원의 타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2루수 박경수가 호수비로 이를 건져냈고, 안타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3루를 돌던 2루 주자 나주환을 여유 있게 잡아냈다. SK의 추격 의지를 꺾는 순간이었다.
류희운은 니퍼트가 돌아오면 로테이션에서 빠져야 할 상황이다. 니퍼트는 빠르면 다음 주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류희운의 이날 투구는 코칭스태프의 뇌리에 강하게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니퍼트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 혹은 고영표 주권 금민철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전날 금민철의 호투에 이어 이날 류희운까지 잘 던지면서 KT는 행복한 로테이션 고민에 빠졌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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