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지만 송은범의 부활투에 위안을 삼았다.
29일 마산 한화-NC전. 2회말 NC 공격, 1사 1루에서 예상 못한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한화 선발 김민우의 6구째 141km 직구가 손시헌의 머리를 그대로 맞혔다. 타석에서 쓰러진 손시헌은 일어서지 못했다. 구급차가 그라운드에 들어왔고, 손시헌을 싣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KBO리그 규정상 고의성에 관계없이 직구를 던져 타자 머리를 맞혔을 때는 자동 퇴장된다. 김민우는 올 시즌 1호 퇴장 선수가 됐다.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화는 다음 투수를 준비해야 했다. 한용덕 감독의 선택은 베테랑 송은범. 불펜의 롱릴리프로 활용할 참이었고, 중요한 상황에서 첫 등판 기회가 왔다.

1사 1·2루 부담스런 상황이었지만 송은범은 5구째 투심으로 3루 땅볼을 유도, 5-4-3 병살로 이닝을 끝냈다. 이어 3회에는 나성범에게 2루 내야안타를 허용했을 뿐 나머지 3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노진혁은 5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재비어 스크럭스도 초구 몸쪽 낮은 투심을 던져 3루 땅볼 처리했다.
4회에는 선두 박석민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지만 전처럼 자멸하지 않았다. 권희동에게 투심-커브-투심-커브-투심을 섞어 던지며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바깥쪽 낮은 투심이었다. 5회 2사 1루에서도 나성범에게 바깥쪽 낮은 투심으로 승부해 삼진 처리했다. 140km대 초반 직구로도 몸쪽과 바깥쪽 낮게 낮게 잘 구사하며 NC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6회에는 하주석의 포구 실책으로 선두타자가 출루하고, 정근우의 송구 실수로 더블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수비가 흔들렸지만 송은범은 흔들리지 않았다. 묵묵히 제 공을 뿌렸고, 이종욱의 좌측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가 양성우의 다이빙 캐치에 잡히며 수비 도움을 받기도 했다.
7회 송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까지 4⅔이닝 3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 총 투구수는 60개로 스트라이크 39개, 볼 21개. 최고 구속은 143km로 대부분 140km 안팎으로 빠르지 않았지만 48개의 투심 패스트볼로 승부했다. 6회에는 공 10개 모두 투심이었다. 투심 외에 커브(7개) 슬라이더(4개) 체인지업(1개)을 조금씩 섞어 던졌다.
한화는 8회 최준석에게 결승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1-4로 역전패했다. 지난 2016년 6월21일 마산 NC전 선발승 이후 646일 만에 승리투수를 눈앞에 뒀던 송은범의 승리도 날아갔다. 하지만 몰라보게 달라진 투구로 남은 시즌 기대감을 크게 높여놓았다. 이날까지 시즌 3경기 7⅔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