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을 기다렸다. 최준석(35)이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답하는 보은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겨울 FA 신청 후 어느 팀의 부름도 받지 못해 미아 신세가 되며 현역 은퇴 위기에 몰렸던 최준석. 2월 중순 두산 시절 스승이었던 김경문 감독의 요청으로 어렵사리 NC 유니폼을 입었다. 독한 마음으로 체중을 15kg이나 빼며 절치부심했다.
김경문 감독은 "중요한 순간 해줄 것이다"며 최준석에게 기대를 걸었다. 개막 후 3경기에선 7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삼진 2개에 병살타도 1개.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아 마음고생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을 위한 기다림, 준비 과정이었다.

29일 마산 한화전. NC는 8회 모창민의 희생플라이로 어렵사이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2사 1·3루 찬스에서 최준석 대타 카드를 뽑았다.
한화 투수 심수창을 상대한 최준석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포크볼을 노려 쳤다. 가운데 낮게 들어온 130km 포크볼을 걷어 올렸고, 타구는 중앙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0m, 시즌 1호 홈런. NC의 4-1 승리를 이끈 결승포. 이적 첫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 터져 나왔다.
최준석의 홈런은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9월14일 수원 kt전 이후 196일 만이다. NC에서 첫 홈런을 잊을 수 없는 짜릿한 대타 결승포로 장식한 최준석은 기분 좋게 30일 친정팀 롯데전을 위해 부산으로 향한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