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옥이 가족들을 위해 끝까지 섬기겠다는 고백을 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29일 첫 방송된 MBC 파일럿 교양 프로그램 '할머니네 똥강아지'에서 김영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영옥은 "6.25를 겪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8살에 해방이 됐다. 5년 후에 6.25가 터지고 전란을 겪으면서 피난을 왔다갔다 해보고 그렇게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고 전했다. "만 여든이 지났다. 내 나이를 물어보면 내가 깜짝 놀라는 나이다"고 덧붙였다.

출연 이유에 대해 "출연을 안하려고 했다. 나이 꽉찬 손녀딸 하나가 특별해서 같이 해보고 싶었다. 사랑하는 마음, 뭘 해서 먹이고 싶은 마음은 남들하고 똑같다"며 "다른 할머니들에 비해서 하나도 뒤지지 않을 거라는 걸 자부한다. 좋아하는 것은 다 외우고 있을 정도"라고 애정을 드려냈다.
김영옥과 힙합을 좋아하는 손녀 김선우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김선우는 "할머니는 하고 싶은 일을 어릴때부터 쭉 하셔서 능력도 인정받고 경제활동도 하시면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할 수 있는게 그런게 부럽다"고 말했다.
김영옥은 식사를 준비하며 손녀 오기를 기다렸다. "왜 이렇게 안오냐"며 조급해했다. 손녀가 오자 왜 늦었냐고 폭풍 잔소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사랑스럽게 손녀를 바라봐 미소를 자아냈다. 그리고 손녀를 위해 준비한 핫핑크 실내화를 꺼냈다.
손녀는 김영옥을 홍대로 이끌었다. 손녀가 김영옥에게 힙합 옷을 추천하려고 하자 "나를 힙합하는 옷을 입히려고 했단봐"라고 질색했다. 하지만 이내 손녀와 보라색 커플룩을 맞춰입었다. 클럽에 간 김선우는 할머니 앞에서 디제잉을 선보였다. 김영옥도 리듬을 타며 즐거워했다.
김영옥은 "즐겨라, 자신이 좋아하는걸 즐겨라. 나처럼만 살지말고. 어떤면에서 나를 학대했다. 내 취미생활을 거의 무시하다시피했다. '너 그래 많이 놀면서 살아라'고 하고 싶다. 내가 못한게 그런거니까"라고 전했다.
다음날 선우가 할머니를 향한 곡을 선보였다. 김영옥이 평상시에 스치듯 이야기한 것을 랩으로 만들어서 노래를 불렀다.
김영옥은 "손녀와 나, 둘만 아는 아픈 부분을 안다. 그 부분을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오글거리면서도 찡했다. '그것도 괜찮단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 묻고 넘어갈 수 없지만 생을 마감할 때까지 힘이 다하는데까지 열심히 너에게 해주는게 나의 행복이라고 답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MC 김국진은 "할머니와 손녀와의 추억이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고 전했다./rookeroo@osen.co.kr
[사진] MBC '할머니네 똥강아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