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 홈런 치고 부산행…"롯데전 의식하지 않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3.30 09: 02

부산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이적 첫 홈런과 함께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NC 최준석(35)이 이적 첫 홈런을 극적으로 장식했다. 29일 마산 한화전, 최준석은 1-1 동점으로 맞선 8회말 2사 1·3루에서 대타로 등장했다. 한화 구원 심수창의 3구째 130km 포크볼을 걷어 올려 중앙 담장을 넘겼다. NC 이적 첫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 나왔다. 4-1 NC의 역전승을 이끈 결승포였다. 
경기 후 NC는 유영준 단장부터 구단 관계자들까지 모두 최준석에게 악수 또는 축하인사를 건넸다. 유영준 단장은 "너무 고마워서 악수 한 번 하고 싶다. 하나 쳐주길 빌었는데 딱 쳤다"며 최준석의 손을 잡았다. NC 선수단부터 프런트까지 진심 어린 축하에 18년차 베테랑 최준석도 감격에 겨운 표정이었다. 

지난겨울 롯데에서 FA 신청을 했던 최준석은 스프링캠프 시작된 2월초까지 무적 신분이었다. 독립리그 입단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 NC에서 연락이 왔다. 두산 시절 스승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고 NC에 새둥지를 텄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반 대타로 중요한 순간 해결해줄 베테랑이 필요하다"며 최준석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김 감독의 은혜에 최준석이 홈런으로 보은했다. 김 감독 밑에서 최준석이 홈런을 친 것은 두산 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6월1일 문학 SK전 이후 2495일 만이다. 최준석은 "겨울에 어렵게 NC에 왔다. 믿고 기회를 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감독님께서 선택해주신 만큼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감격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성적은 7타수 1안타로 타격감이 썩 좋지 않았다.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부담감이 컸다. 최준석은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 나름 야구를 오래 한 베테랑이지만 낯선 환경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마음을 조금 편하게 먹으니 결과도 좋게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캠프 중반 팀에 합류했지만 빠르게 적응했다. 최근에는 가족들과 함께 부산에서 진해로 이사도 했다. 최준석은 "야구장과 가까워야 야구하기에 좋다"며 "감독님과는 두산 시절부터 해왔던 게 있다. (손)시헌이형, (이)종욱이형, (박)석민이, (모)창민이까지 NC의 여러 선수들이 옆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 덕에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공교롭게도 첫 홈런을 치고 나서 30일부터 부산으로 넘어가 친정팀 롯데와 첫 3연전을 벌인다. 개막 5연패를 당하며 10개팀 중 유일하게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롯데로선 'NC의 최준석'이 꽤나 부담스러워졌다. 얄궂은 만남이다. 
최준석은 롯데와 만남에 대해 "그런 건 의식하지 않는다. 롯데전도 똑같은 1경기, 144경기 중 1경기라고 생각한다. (친정팀과 대결 구도는) 신경 쓰지 않고 내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NC에 처음 올 때부터 경기 후반 대타가 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대타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 모든 페이스를 맞추고 있다"면서 백의종군을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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