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 어렵다".
KIA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8)이 고향 팬들에게 화끈한 신고식을 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지난 29일 삼성과의 광주경기에서 2번 1루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8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처음으로 선발라인업에 들어가 첫 안타와 첫 타점을 신고했다.
1회는 삼성 백정현을 상대로 선제 솔로아치를 그렸다. 친정 복귀 첫 안타였다. 7-0 승리로 이어지며 결승점이 되었다. 5회에서는 2-0으로 앞선 가운데 무사 만루에서 백정현과 9구 승부끝에 3유간을 빠지는 적시타로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7회에서는 좌중간 2루타를 터트렸고 안치홍의 3점포의 발판이 되었다. 수비수로도 팀을 구해냈다. 2회 무사 1루에서 박한이의 총알타구를 본능적인 동작으로 걷어내 병살로 연결시켰다. 방망이와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쳐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김기태 감독도 "개막 이후 홈 5경기에서 2승3패냐, 3승2패냐의 대단히 중요한 경기였다. 어려운 경기를 이겨 1주일 원정이 훨씬 편해졌다. 투수 용운(5이닝 무실점)이와 젊은 투수들, 성훈이가 잘 해주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성훈은 김주찬의 허리 통증으로 빠지는 통에 선발출전 기회를 잡았다. 전날까지 대타로 3경기에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유는 뜸한 출전이었다. 시범경기에서도 7타수만 소화했다. 아무래도 고도의 타격감각을 유지하는 일은 대타에게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정성훈은 "대타 생활이 생각보다 어렵다. 작년까지는 하루에 4~5타석을 계속 뛰었다. 타격감이 안좋더라도 게임을 계속 나가면 타격감이 좋아지는데 쉽지 않다. 그래도 그동안 고향팀에 와서 제대로 인사를 못했는데 오늘 팀 승리에 일조해 좋다"고 말했다.
특히 KIA 타선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밖에서 상대하다 직접 와서 보니 더 강한 것 같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대단히 좋다. 상대 투수의 실투가 나오면 파울로 놓치는 경우도 많은 데 그렇치 않다. 결과를 바로 바로 낸다. 상대 선수로 겪을 때보다 지금이 훨씬 강하고 임팩트가 있는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성훈은 주전 김주찬이 정상 컨디션이 찾아오면 다시 대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날의 활약을 통해 언제든 선발 출전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주었다. 그는 "이것이 내 역할이다. 이렇게 좋은 멤버들 속에서 대타라도 하는 것이 영광이다. 경기를 하다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고향에 와서 야구를 하는데 후배들, 좋은 멤버들과 같이해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활짝 웃었다. /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