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하면 은퇴 위기에 놓일 뻔 했던 정성훈(KIA)과 최준석(NC)이 팀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자신을 믿어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정성훈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LG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팀내 1루수 자원이 많고 세대 교체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뒤 1999년 해태에 입단한 정성훈은 KIA, 현대, 히어로즈, LG에서 뛰면서 1군 통산 2135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3리(7176타수 2105안타) 170홈런 969타점 1018득점을 기록했다.
정성훈은 기량이 검증된 베테랑 타자다. 이제 수비능력이 많이 떨어져 주로 지명타자로 활용되고 있지만 방망이가 전성기 못지 않은 타격감을 뽐냈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1푼2리(276타수 86안타) 6홈런 30타점 32득점을 기록했다.

정성훈은 LG 시절 스승이었던 김기태 KIA 감독의 부름을 받고 현역 연장의 기회를 얻었다. 정성훈은 우타 대타 요원 뿐만 아니라 1루, 3루 대체 선수로 가능하다. 1루수 김주찬과 3루수 이범호가 이탈하면 곧바로 대체할 수 있는 카드가 됐다.
정성훈은 29일 광주 삼성전서 1회 선제 솔로 아치를 포함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7-0 승리에 이바지했다. 2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정성훈은 이날 경기 전까지 4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1회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1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섰고 삼성 선발 백정현의 3구째를 공략해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105m.
정성훈은 3회 1사 2,3루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2-0으로 앞선 5회 무사 만루서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그리고 정성훈은 7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낸 뒤 대주자 최원준과 교체됐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정성훈의 존재 가치는 빛났다. 2회 무사 1루서 박한이의 강습 타구를 걷어내 병살로 연결시켰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우타 거포 최준석은 원 소속 구단인 롯데를 비롯해 타 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해 은퇴 위기에 놓였으나 두산 시절 스승이었던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마지막 기회를 얻었다. 먹성 좋기로 소문난 최준석은 몸무게를 15kg이나 감량하는 등 절치부심했다. 방망이 하나 만큼은 확실히 강한 최준석이 이호준의 은퇴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게 김경문 감독의 생각.
최준석은 29일 창원 한화전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렸다. NC는 0-1로 뒤진 8회 모창민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1-1 균형을 맞췄다. 김경문 감독은 2사 1,3루서 정범모 대신 최준석을 대타로 내세웠다. 최준석은 심수창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4-1 승리를 이끄는 호쾌한 한 방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타수 1안타 1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최준석은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해 9월 14일 수원 kt전 이후 196일 만의 홈런. 이적 후 첫 홈런을 대타 결승포로 장식한 최준석.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실력으로 증명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