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엄청나게 훈련을 많이 했더라”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8)는 팀의 애리조나 전지훈련이 시작되자마자 김진욱 KT 감독을 찾았다. 자신이 훈련을 한 영상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서다. 그만큼 자신의 겨울 준비에 자신이 있었다는 의미였다. 김 감독도 흡족했다. 김 감독은 “준비를 잘했다. 복싱도 하고, 타이어 굴리기를 한 영상도 보여줬다. 엄청나게 열심히 했더라”고 칭찬했다. 영상에는 혹독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을 몰아붙이는 로하스의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지난해 KT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로하스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성적이 괜찮았다. 시즌 중 적응을 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83경기에서 타율 3할1리, 18홈런, 5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1을 기록했다. 로하스의 손을 다시 잡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었다. 총액 1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로하스도 롱런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원래 몸이 좋은 선수지만, 몸 상태가 더 좋아졌다. 근육만 만든 것이 아니라 순발력도 많이 키웠다”면서 “지난해보다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그런 김 감독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맹활약이다. 로하스는 올해 첫 5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 2홈런, 2타점, 2도루, OPS 1.000을 기록하며 KT의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다.
사실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다. 장점도 있지만, 약점도 뚜렷한 타자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볼넷에 비해 삼진이 너무 많은 유형의 타자였다. 언제든지 전반적 수치가 떨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큰 우려 없이 시즌 초반을 순항하고 있다. 더 좋아진 부분도 보인다. 스윙에는 자신감이 엿보이고, 힘과 순발력이 좋아지면서 타구가 더 멀리, 빠르게 뻗고 있다.
타격 정확도가 개선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로하스는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이다.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의지로 똘똘 뭉친 것이 겉모습만 봐도 드러난다. 벌써 도루 2개를 성공시켰다. 좌·우 타석 모두 착실히 연습을 하며 편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열심이다. 수비 또한 성실해 좋은 플레이를 만들고 있다. 공·수·주 모두에서 진화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이다. KT 타선도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