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나의아저씨' 이선균, 성실한 무기징역수의 울분..안방 울렸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8.03.30 13: 24

퍽퍽한 삶도 묵묵히 참고 버텼다. 하지만 가족 앞에서 그의 평정심은 무너졌다. '나의 아저씨' 속 이선균의 울분이 시청자들의 심장에 콱 박혔다. 
29일 방송된 tvN 수목 드라마 '나의 아저씨' 4회에서 동훈(이선균 분)은 전날 자신에게 기습 키스하려고 했던 지안(이지은 분) 때문에 불안한 회사 생활을 이어갔다. 그래서 회의실로 불러 "내가 만만하냐. 재밌냐"고 따졌다. 
지안은 동훈에게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어떻게 하면 월 5~600만 원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보일까. 대학 후배가 자기를 자르려는 걸 알면서도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나 만큼 인생 거지 같은 것 같아서 입술 대보면 잠깐이라도 재밌을까 싶었다. 그래도 여전히 지겹고 재미없고 똑같다"고 맞섰다. 

큰형 상훈(박호산 분)과 막내 기훈(송새벽 분)은 형제 청소방을 시작했다. 퇴직 후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상훈과 영화 연출을 핑계로 오랫동안 백수로 지낸 기훈은 가족을 위해 마지막으로 힘을 냈다. 이들을 지탱하는 힘은 첫째도 가족애 둘째도 가족애였다. 
그런데 청소 일을 하다가 상훈은 먼지가 묻었다고 항의하는 남자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굴욕을 겪었다. 이 장면을 엄마 요순(고두심 분)이 봤다는 걸 알게 된 그는 더욱 무너졌다.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털어놓는 상훈을 보며 동훈과 기훈도 울컥했다. 
결국 동훈이 나섰다. 지안에게 "성실한 무기징역수"라는 말을 들었던 그이지만 가족 앞에선 거칠 게 없었다. 과일 바구니를 들고 남자를 찾아간 동훈은 상훈에게 제대로 사과하라고 점잖게 말했다. 
"나도 무릎 꿇고 뺨도 맞고 욕 먹은 적도 있다. 무슨 모욕을 당해도 우리 식구가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식구가 보는 곳에서 그러면 죽여도 이상할 게 없다. 그걸 우리 엄마가 봤다"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상대는 적반하장이었고 동훈은 건물주인 그가 부실공사한 걸 빌미로 몰아세웠다. 남자는 상훈, 기훈, 요순을 찾아가 과일 바구니를 전하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지안의 말대로 동훈은 물 흐르 듯 좋은 게 좋은 대로, 조용히 착하게 정도만 걸었다. 그래서 아내(이지아 분)의 불륜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준영이 왜 자신을 자르려고 하는지 외면하며 무미건조하게 살았다. 
그런 성실한 무기징역수도 밟으면 꿈틀했다. 그를 움직이게 만든 건 가족애였다. 동훈의 울분 속 담긴 가족에 대한 사랑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오래도록 먹먹하게 만들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나의 아저씨'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