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인정한 이재학, 부활 향한 첫걸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03.30 13: 12

"그래도 4년 연속 10승 투수다". 
NC 이재학(28)에게 붙었던 토종 에이스 수식어는 지난해부터 후배 장현식에게로 넘어갔다. 이재학은 지난해 28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5.67로 NC 이적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그 사이 선발로 진입한 장현식이 9승을 따내며 새 토종 에이스로 떠올랐다. 
미국 스프링캠프에서도 사실상 5선발 경쟁을 벌였다.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 그리고 토종 선발로는 장현식과 구창모까지 4명이 확정적이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최금강·정수민·이형범과 경쟁했다. NC 이적 이후 늘 선발을 보장받아온 이재학으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장현식이 팔꿈치 통증으로 캠프에서 중도 귀국, 개막 합류가 불발되면서 이재학이 5번째 선발로 로테이션에 들어왔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29일 마산 한화전에서 칼을 갈고 나왔다. 6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직구 평균 구속은 139km로 140km를 넘지 못했지만 불안했던 제구가 안정을 찾았다. 직구-체인지업 의존도가 높지만 슬라이더와 투심도 조금씩 섞어 던졌다. 삼진은 2개만 잡으면서 쉽게 맞혀 잡는 투구로 6회까지 투구수도 90개로 적절했다. 시즌 첫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장현식이 4월 초중순 1군 합류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금강·구창모·이재학 중 1명이 선발에서 빠져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선발은 5명으로 간다. 장현식이 오기 전까지 남은 선수들끼리 경쟁을 해야 한다. 선발투수라면 원아웃을 잡은 투아웃을 잡든 6회에는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선발이 5이닝만 던지고 내려오면 불펜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긴 이닝 소화가 관건이다. 지난해 이재학은 선발 23경기 중 5이닝 이하 투구가 14번이나 됐다. 지난해 같은 모습이라면 선발 잔류가 어렵지만 올 시즌 첫 스타트가 좋다. 이재학은 "올 시즌 첫 경기 단추를 잘 꿰고 싶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수비들이 많이 도와주고, 포수와 호흡도 좋아 경기를 잘 풀어갔다"며 "이제 1경기했다. 올 시즌 꾸준히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재학이가 작년에는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4년 연속 10승 투수다. 쉬운 게 아니다. 3년 연속 3할 타자를 인정하듯 재학이도 그 부분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2013~2016년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이재학의 경험을 믿고 있다. 감독의 인정 속에 부활을 향한 첫걸음을 내딛은 이재학이다. /waw@osen.co.kr
[사진] 창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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