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에 박병호가 있다면 삼성에는 다린 러프가 있었다.
러프는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멀티 아치를 그리는 등 거포 본능을 뽐냈다. 1회 선제 투런 아치 그리고 8회 동점 투런포까지 영양가 만점이었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러프는 1회 박해민의 우익선상 3루타로 만든 2사 3루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넥센 선발 에스밀 로저스와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를 잡아 당겼고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15m. 러프의 투런 아치가 터지자 3루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삼성은 2회 이원석의 좌월 솔로포를 앞세워 1점 더 달아났다.

넥센은 박병호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전세를 뒤집었다. 박병호는 0-3으로 뒤진 3회 2사 1루서 좌월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린 데 이어 5회 1사 1,2루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고 윤성환을 상대로 우월 스리런을 빼앗으며 5-3 역전에 성공했다. 넥센은 6회 이정후의 중전 적시타와 마이클 초이스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그리고 박병호의 우전 적시타로 8-3으로 점수차를 넓혔다.
삼성의 뒷심은 강했다. 7회 빅이닝을 장식하며 8-8 균형을 맞췄다. 대반격의 중심에는 러프가 있었다. 김헌곤과 강한울의 연속 안타로 추격 기회를 잡은 삼성은 박해민의 좌전 안타와 배영섭의 내야 땅볼로 2점을 추격했다.
넥센 벤치는 선발 로저스 대신 오주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구자욱이 우전 안타를 때려 2루 주자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 들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6-8. 타석에 들어선 러프는 오주원의 4구째를 힘껏 받아쳤고 백스크린 상단을 맞추는 대형 투런포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러프는 8-8로 맞선 9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중간 안타를 때린 뒤 대주자 최영진과 교체됐다.
삼성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8-10으로 패했다. 하지만 러프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