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왕웨이중(26)은 현재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선수들 가운데 최연소 외국인 선수다. 혈기왕성한 나이에 출중한 외모까지 갖췄다. 여기에 대만 출신 KBO리그 선수 1호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으며 한국은 물론 대만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왕웨이중의 NC 입단이 확정된 이후 대만에서는 소위 '엔터테이너'였다. 마치 메이저리그의 비시즌 입국한 류현진(LA 다저스)과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과 비슷했다.
젊은 선수인만큼 쾌활하고 흥이 많다. 언어의 장벽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장난도 치고 선수들의 응원가를 따라하는 등 한국 생활을 즐기려 하고 있다. NC 관계자는 "왕웨이중 선수가 아직 어린만큼 흥이 많고 장난도 자주 치면서 즐기려고 한다"며 평소 왕웨이중의 생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LG와의 개막전 많은 대만 취재진들이 찾아왔을 때도 나름대로 자신이 '셀러브리티'라는 생각을 가진 듯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며 취재 열기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장난끼 많은 젊은 선수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왕웨이중은 실력으로 KBO리그 입성 이후 2승을 챙겼다. 지난 24일 개막전 7이닝 1실점 역투 이후 지난 30일 롯데와의 두 번째 등판에서도 5회까지 노히터를 기록하는 등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투구로 2승 째를 수확했다.
두 번째 등판은 원정경기였다. 게다가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부산 롯데 팬들 앞에서 가진 등판이었다. 쾌활하고 흥이 많은 성격이기에 그 분위기에 동요될 수도 있었다. 노히터가 깨진 6회말 사직의 열기는 최고조에 올랐고, 실제로 왕웨이중에겐 최대 위기이기도 했다. 기록한 실점이 모두 노히터가 깨진 6회에 나왔고, 다소 흔들리는 기색도 엿보였기 때문.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실점을 했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위기를 좌초하지 않고, 에이스로서 이닝을 마무리 짓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진중하게 경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기도 했다.
왕웨이중은 경기 후 "5회까지 노히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면서도 "사실 5회 이후 클리닝 타임이 있었기에 휴식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시 집중력을 잃었던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당시 응원 열기가 뜨거웠고, 원정 투수들에게 향하는 특유의 견제 구호인 '마' 구호에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었다. 부산 원정에 임하는 국내 투수들도 이 '마' 구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왕웨이중은 이에 "일단 경기에 집중을 하느라 잘 들리지 않았고 잘 알아 듣지 못했기에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자신이 노히터 이후 흔들린 것에 대해 "긴장이 풀어져서 투구 내용이 흐트러졌다는 것이 아쉬웠다. 긴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만큼 왕웨이중은 쾌활한 평소 모습에 더해 진중하게 자신의 투구를 접근했고, 임팩트 있는 투구에도 반성했다. NC 관계자는 "쾌활하면서도 마운드 위에 올라가면 집중력으로 진중하게 경기에 임하려는 자세를 스카우트팀에서 높게 봤다"고 말하며 경기에 대하는 태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후문을 전했다.
자고로 에이스란,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왕웨이중은 평소의 모습을 탈피해 투쟁심 넘치는 모습으로 상대를 압도하려는 모습을 구단은 높게 평가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개막전 이후 "공격적으로 투구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는 말로 왕웨이중에 대해 신뢰를 보냈다.
쾌활함 속에 보여주는 진중한 자세는 왕웨이중이 지니고 있는 진정한 가치다. 그리고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한 자격을 갖췄다고 모두가 확신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