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레터] 김태호PD가 꼽은 '무도' 호평작3 vs 미련작3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03.31 09: 52

‘무한도전’을 13년간 이끌어온 김태호 PD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에 대해 뿌듯함과 아쉬움을 담아 몇몇 특집들을 꼽았다. 수많은 특집 중 김 PD가 언급한 특집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MBC ‘무한도전’은 31일 방송을 끝으로 시즌1을 종영한다. 13년간의 대장정을 끝내기에 앞서 ‘무한도전’의 수장이었던 김태호 PD는 기자들과 만나 소감을 전했다. 대한민국 최고 예능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시청자들에게 더욱 신선한 웃음을 주고 싶어 종영을 결정했다는 김태호 PD는 담담한 듯 보였으나 종영에 대한 진한 아쉬움까지 숨기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특집을 했던 ‘무한도전’을 돌아본 김태호 PD는 “모든 특집이 다 기억에 남는다”면서도 호평을 받아서 기쁘기도, 비판을 받아 아쉽기도 했던 특집들을 열거했다. 역사특집, 프로레슬링 특집, 배달의 무도 특집은 김태호 PD의 기억 속에도 특히나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남았다.
프로레슬링 특집은 2010년 7월 방송된 특집으로 멤버들이 프로레슬링에 도전하는 과정을 감동으로 그려낸 장기 프로젝트다. 멤버들은 체리필터 손스타에게 프로레슬링을 사사받으며 조금씩 레슬러로 성장했고, 좌충우돌 고생 끝에 무대에 오른 이들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프로레슬링 특집은 특히나 많은 시청자에게 레전드 특집으로 꼽힐 만큼 감동과 재미가 잘 어우러진 역대급 명작이었다.
역사특집은 ‘무한도전’에서 1년에 한 번씩 다양한 형태로 진행한 프로젝트. 역사를 주제로 힙합곡을 만들거나 시청자들이 잘 모르는 역사 유적지를 방문해 ‘무한도전’만의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배달의 무도 특집은 멤버들이 직접 뽑은 세계 각지의 사연자들에게 한국 밥상을 전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광복절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집이었다.
이런 호평작들에도 김태호 PD는 뿌듯함보다는 부담감을 크게 느꼈다고. 김 PD는 “호평보다는 당장 그 다음주가 두려웠다. ‘이대로 마지막이었으면’하는 마음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늘 아쉽기만 했다”는 김 PD는 호평을 받을수록 그 다음 특집을 준비하기 힘들어졌고, 공허함도 컸다는 솔직한 심정을 고백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반면, 김태호 PD가 아쉬워했던 특집은 기술적 한계로 제대로 보이지 못한 7개의 시선 특집, 스스로도 ‘망작’으로 평가한 좀비 특집, 플랫폼의 한계로 준비한 만큼 보여주지 못한 면접의 신 특집이었다. ‘박명수의 사다리 참사’로 레전드가 된 좀비 특집을 떠올리며 김 PD는 “제작진이 제대로 설명해줬다면 달라졌을까”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면접의 신 특집은 “준비는 한 달 이상 했는데 짧은 회차로 담아내야 해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며 플랫폼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안긴 특집으로 꼽기도 했다.
 
모든 특집에 추억이 담겨 있는 ‘무한도전’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움을 채워넣기 위해 잠시만 이별한다. 아직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정이지만, 13년을 꽉 채워 달렸던 ‘무한도전’이기에 많은 시청자들의 박수와 응원이 이어지는 중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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