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A 行' 최지만, 아쉬움 속 차가운 현실과 직면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31 09: 54

결국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밀워키 브루워스 최지만(27)은 뜨거운 봄을 보내고도 차가운 현실과 마주했다.
밀워키 구단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최지만인 트리플A 콜로라도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좌완 투수 댄 제닝스와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 1군 불펜으로 활용 가능한 좌완 자원인 제닝스의 25인 로스터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최지만은 결국 트리플A로 향하게 됐다.
최지만으로서는 아쉬움이 짙을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그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상을 선보였기 때문. 최지만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타율 4할9리(44타수 18안타) 3홈런 10타점 OPS 1.245의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최지만에게 제약이 있었다면 계약조건이었다. 최지만은 지난 1월 밀워키와 최대 1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메이저리그에 진입했을 시 기준이었고 따져보면 마이너리그 계약이었고, 스프링캠프 역시 초청선수로 참가해야 했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을 벌이던 에릭 테임즈, 헤수스 아귈라 등과 비교해보면 출발선부터가 달랐다. 여기에 팀의 간판인 외야수 라이언 브론까지 1루 겸업을 시도하면서 최지만이 뚫어야 할 관문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이 모든 관문을 넘어서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고, 결국 개막 로스터까지 진입하는 쾌거를 일궜다. 2016년 LA 에인절스 이후 두 번째 개막 로스터 합류.
이후 샌디에이고와의 개막전, 연장 12회 대타로 등장해 2루타를 때려낸 뒤 결승득점까지 성공, 팀의 개막전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최지만은 하루 만에 마이너리그행을 통보 받았다. 앞서 언급했던 계약의 차이가 최지만이 최우선 강등 대상자로 떠오르게 했다. 지난해 주전 1루수 역할을 했던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쉽게 마이너리그 통보시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리고 최지만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아귈라의 경우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있는 선수의 옵션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쉽게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없다.
앞서 제닝스와의 계약 합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로스터 정리는 필연적이라고 내다 봤고, 정리의 대상자는 자연스럽게 최지만으로 떠올랐다. 데이빗 스턴스 단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지만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개막 로스터에 포함된 것을 굉장히 기뻐하고 있다. 다만 마이너리그 옵션이 남아 있어 최지만은 자신이 마이너리그를 오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지만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결국, 계약 조건 상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뒤쳐져 있었기에 최지만은 어쩔 수 없이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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