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찍으며 반성했어요"
tvN '마더'는 지난 15일 종영했지만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운은 진하게 남겨 있다. 이보영과 허율 모녀의 가슴 먹먹했던 오열신, 이혜영의 파격적인 임종신, 고성희와 손석구의 너무 미웠던 아동 학대신 등이 여전히 시청자들의 가슴에 콕 박혀 있다.
앞서 열린 '마더'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 이보영은 스스로 엄마인데도 이 작품을 통해 모성애에 대한 의미를 배웠다고 했다. 낳는다고 저절로 생기는 모정이 아닌 딸을 키우며 배우게 된 진짜 감정이었다. 엄마인 이보영이 이 정도였는데 남자인 김철규 감독은 오죽했을까.


◆"절대적인 모성애 요구, 잘못된 생각"
'마더'를 웰메이드 작품으로 이끈 김철규 감독은 OSEN과 만나 "저 역시 이 드라마를 만들며 많이 배웠다. 대부분 남자들은 엄마에게 모정은 당연한 거고 엄마는 무슨 희생이든 할 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절대 그런 게 아니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모성애는 당연한 게 아닌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얻는 감정이더라. 남편이나 다른 가족들, 혹은 사회나 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이 도와줘야 하고. 엄마란 이유로 무조건, 절대적인, 위대한 모성애를 요구하는 건 잘못이란 걸 알게 됐다. 스스로 반성했다"고 덧붙였다.

◆"'마더' 같이 울어줘서 감사해요"
김철규 감독은 정서경 작가와 함께 "모성애는 위대하다"는 메시지가 아닌 다양한 형태의 모정을 보여주고 했다. 그래서 이보영, 이혜영, 남기애, 고성희, 전혜진 모두 여러 군상의 엄마 캐릭터를 연기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함께 울고, 같이 웃고, 모두가 분노하기도 했다.
김철규 감독은 "시청자들 반응을 많이 살폈다. 많이 울었다는 글들이 많더라. 얼음처럼 차갑고 눈처럼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댓글은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시청률은 아쉽지만 그걸 충분히 지울 만큼의 호평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미소 지었다.

◆"예쁜 영상, 장소 찾아다닌 덕분"
'마더'는 아동 학대를 소재로 해 다양한 엄마의 이야기를 그리며 안방에 눈물과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들의 연기와 함께 또 하나의 호평 받은 이유가 있다면 단연 영상미다. 김철규 감독은 '공항가는 길', '시카고 타자기'에 이어 '마더'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감독 타이틀을 확고히 했다.
그는 "인물의 감정과 자연 풍광의 조화를 중시하는 편이다. 인물 이야기와 적절한 공간을 찾아내고 좋은 타이밍에 나오는 게 중요하다. 연출자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서 장소 헌팅을 직적 엄청 다닌다. 덕분에 예쁜 영상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들, 시청자들 고맙습니다"
'마더'로 시청자들에게 웰메이드 작품을 선물한 김철규 감독은 모든 공을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돌렸다. 이보영, 이혜영, 허율, 남기애, 고성희, 전혜진, 고보결, 조한철, 손석구, 이정렬, 이재윤, 김영재, 예수정과 '마더'를 같이 만들어 영광이었다는 그다.
김철규 감독은 "아동 학대나 납치, 유괴 같은 소재가 불편할 수 있는데 배우들이 그 감정을 100% 이상 살려냈다. 덕분에 저와 작가가 하고 싶었던 인물의 진정성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 됐다. 좋은 배우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었다는 점이 뿌듯하다. 진정성을 알아주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보내고 싶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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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