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동생이 어느 순간 남자로 보이는 마법 같은 순간, 배우 정해인이 섬세한 연기로 그 감정선을 조금씩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30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의 관전 포인트는 자극적이지 않은 드라마 전개 속 촉촉하게 감성을 적시는 손예진과 정해인의 케미스트리였다. 특히 자타공인 '멜로퀸' 손예진과 호흡을 맞추는, 안방 첫 투톱 주연을 맡은 정해인의 모습이 큰 관심사였던 바다.
베일을 벗은, 서준희로 분한 정해인은 풋풋하면서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직진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 소년미를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툭툭 농담도 던지고 그윽한 눈빛을 보일 줄 아는 정해인은 안방에 설렘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서준희는 친누나 서경선(장소연 분)의 절친 윤진아(손예진 분)를 오랜시간 짝사랑해 온 상황. 미국에서 3년간의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서준희는 IT계 선두주자에 속하는 게임회사에서 원화 및 3D 모델링은 물론 텍스처까지 해내는 타고난 실력파다. 미국 지사에서 근무하다 본사의 호출로 3년 만에 귀국했다.

화목한 가정과 성공적인 커리어로 남부러울 게 없는 그의 고민은 단 하나, 사랑이다. 어릴 때부터 진아를 단순히 누나의 친구로만 바라보지 않았던 그는 마음고생 끝 귀국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애정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애정을 표현하는 서준희의 모습은 돌직구 스타일이면서도 마치 첫사랑의 느낌처럼 해맑았다. 발이 아파 구두에서 운동화로 갈아 신는 진아에게 “업어달란 신호였는데 내가 눈치 못 거면”이라고 말해 얼굴에 미소가 번지게 만드는가 하면 자신이 불러 냈는데 왜 밥 값을 계산했냐는 진아에게 “(나의 매력의)맛을 봤으니 이제 윤진아 큰일 났다”라는 등 대담하면서도 귀여운 멘트도 할 줄 알았다. 같이 있을 때나 혼자 바라볼 때 보이는 눈빛과 애정을 담은 섬세한 제스처. 그리고 보는 이들의 로망을 채워주는 비주얼. 정해인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시도 때도 없이 “누나 밥 사줘”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동생이면서도 마음 씀씀이가 듬직한 오빠 같기도 한 서준희의 거침없는 고백은 봄날 연애 지수를 마구마구 높이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 nyc@osen.co.kr
[사진]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