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체크] ‘최지만 강등’ 밀워키의 계산, 전략과 꼼수 사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3.31 15: 02

적어도 지난 한 달이라면, 최지만(27·밀워키)은 팀 내 최고 타자였다. 그 최고 타자를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길 바랐던 밀워키는 이미 계산을 마친 상태였다. 그것이 현명한 전략이든, 꼼수든 최지만의 자리는 결과적으로 없었다.
밀워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좌완 댄 제닝스를 25인 로스터에 등록하고, 최지만을 산하 트리플A팀인 콜로라도 스프링으로 내려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밀워키 유니폼을 입은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생활은 단 하루로 끝났다.
초청선수가 개막 25인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은 상상 이상의 난이도다. 대다수의 팀들이 25명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짠 상태로 시범경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초청선수는 부담 없는 보험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지만은 그 어렵다는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에 성공했다. 시범경기에서 절정의 활약을 선보였다. 적어도 시범경기 성적은 팀 내 최고 타자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밀워키는 이미 최지만을 트리플A로 내려보낸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밀워키는 최지만을 25인 로스터에 등록하면서 기형적인 개막전 엔트리를 발표했다. 대개 MLB 팀들은 투수 12명, 야수 13명으로 25인 로스터를 짠다. 그러나 밀워키는 투수 11명, 야수 14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물밑에서 베테랑 좌완 불펜 댄 제닝스와의 합의를 이뤄가고 있었다.
실제 밀워키는 29일 제닝스와의 계약에 합의했고, 31일 신체검사가 끝나자 곧바로 25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데이빗 스턴 단장과 현지 언론의 인터뷰를 종합하면, 구단은 제닝스가 MLB에 등록될 때 대신 빠질 선수로 최지만을 일찌감치 내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턴 단장도 “최지만 또한 그런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이야기다.
최지만이 30일 개막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등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이유다. 다른 선수들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다. 에릭 테임즈도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 헤수스 아길라는 마이너리그 옵션이 더 이상 없다. 반면 최지만은 마이너리그로 자유롭게 내려 보낼 수 있다. 여기에 밀워키는 최지만을 개막 로스터에 등록하면서 ‘옵트아웃’ 조항도 무력화시켰다.
최지만은 계약 당시 스프링캠프 말미, 그리고 6월 중 한 차례 옵트아웃을 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그러나 개막 로스터 등재로 전자의 가능성이 사라졌다. MLB 로스터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옵트아웃을 실행하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MLB 개막 로스터 진입으로 얻는 금전적 이익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어쨌든 이번 절차로 최지만은 6월 중순까지는 팀을 자의로 떠나기 어려워졌다. 반면 밀워키는 마이너리그에 든든한 보험을 준비한 채 시즌에 돌입한다. 최지만에게는 아쉬운 일이지만, 밀워키를 탓하기도, 에이전시를 탓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밀워키는 계약 조건 내에서 자신들의 전략을 십분 활용했다. 에이전시는 애당초 계약을 맺을 때 불리한 위치라 이런 시나리오를 알고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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