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날 정도로 10분만의 미팅을 뒤로 하고 안양 한라가 아시아 최고의 아이스하키 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안양 한라는 31일 안양 빙상장에서 열린 2017-201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파이널 4차전서 오지 이글스에 3-1(1-1 2-0 0-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안양 한라는 3승 1패로 아시아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로써 안양 한라는 통산 5번째 우승과 함께 3연속 우승을 차지,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아이스하키팀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안양 한라는 평창 올림픽 선수 차출로 정규리그 2위를 기록했지만 폭발적인 막판 뒷심을 자랑하며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챔프전은 한국과 일본 아이스하키 명문팀의 맞대결이었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파이널에서 한일전이 열린 것은 지난 2014-2015 시즌 이후 3년만이다. 당시에는 안양 한라와 도호쿠 프리블레이즈가 맞붙었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자존심인 아이스하키는 아시아 최강팀을 자리매김 했다. 역대 최다 정규리그 우승(5회), 정규리그 최다 승점(2016-2017 시즌 120점) 신기록을 세웠고 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통합 우승(정규리그-플레이오프 정상, 2015-2016, 2016-2017)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이하 PO)에 오른 안양 한라는 올 시즌 파이널에서 또 하나의 신기원에 도전했다. 올 시즌 안양 한라는 힘겨운 싸움을 펼쳤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팀 절반이 넘는 12명이 차출됐다. 대표팀 25명중 12명이 안양 한라다. 첫 골의 주인공인 조민호를 비롯해, 브락 라던스키 등 귀화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빠져 정상적인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선수들의 차출은 단순히 팀 조직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올림픽을 위해 안양 한라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어려움이 많았다. 주전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서도 분전을 펼쳤다. 출전 기회를 부여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힘을 냈다. 그들은 대표팀에 주전들이 차출된 가운데서도 안양 한라를 지켜내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다. 그 결과 승점 47점으로 프리블레이즈(승점 44점)을 따돌리고 사할린에 이어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대표 선수들은 팀 복귀 후 더욱 힘을 냈다. 정규리그 2위까지 올려 놓은 동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안양 한라는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서 위력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2003년 리그 출범 이후 누구도 이루지 못한 3회 연속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그리고 최다 챔피언 신기록까지 만들었다. 이미 통산 4회(2010, 2011, 2016, 2017) PO 정상에 올라 일본제지 크레인스와 함께 PO 챔피언 등극 최다 기록을 갖고 있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안양 한라는 다시 정상에 올랐다. 더욱 의미가 깊은 것은 복수전에 성공했다는 점. 안양 한라는 창단 초기 일본 명문팀인 오지와 친선경기를 펼치고 싶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 당한 경험이 있었다. 오지는 딱 10분간의 면담 시간만 내줬다. 당시 수준차가 컸기 때문에 오지가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많은 투자를 바탕으로 처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지난 2013년 이후 5년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안양 한라는 당시의 패배를 되갚았다. 당시 정규리그 1위인 오지 이글스를 상대로 안양 한라는 4강 PO에서 3연패로 탈락했다. 따라서 5년만에 오지를 상대로 승리,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안양 한라는 화려한 복수전까지 성공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