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인 원투펀치가 SK 거포들에게 혼쭐났다. 키버스 샘슨에 이어 제이슨 휠러까지 SK 타선에 KO 패배를 당했다.
한화는 31일 대전 SK전 선발투수로 휠러를 내세웠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5일 고척 넥센전 7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휠러였기에 기대감이 컸다.
한화는 전날(30일) SK전에서 1선발 샘슨이 SK에 4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8실점(7자책)으로 무너지며 완패했다. 시즌 첫 2연패를 당한 한화로선 휠러가 분위기를 바꿔주길 기대했다. 한용덕 감독은 "휠러는 차분한 성격이라 한 번에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그러나 1회 시작부터 홈런을 맞았다. 그것도 3점짜리였다. 정진기에게 볼넷, 제이미 로맥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김동엽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2구째 141km 직구가 몸쪽 높게 들어온 실투였고, 김동엽의 배트에 제대로 걸렸다. 비거리 110m, 좌월 스리런 홈런.
2회부터는 안정감을 찾았다. 4회까지 안타와 몸에 맞는 볼을 1개씩 내줬을 뿐 실점 없이 막았다. 한화 타선이 SK 선발투수 김광현에 무득점으로 끌려다녔지만 휠러도 추가 실점을 하지 않으며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이번에도 볼넷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이재원과 김성현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정진기의 우전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가 찾아왔다. 나주환을 투수 앞 땅볼 유도, 1-2-3 병살로 연결하며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계속된 2사 2·3루에서 최정에게 1~3구 연속 볼을 던졌다.
불리한 카운트가 되자 한화 벤치에서 자동 고의4구 사인이 나왔다. 비어있는 1루를 채운 뒤 다음 타자 로맥과 승부를 택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휠러의 2구째 140km 직구가 다시 한 번 몸쪽 높은 실투성으로 들어갔고, 로맥이 이를 놓칠 리가 없었다. 비거리 110m, 좌월 만루 홈런.
스코어는 0-7로 크게 벌어졌고, 휠러는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총 투구수는 89개로 직구(26개) 투심(12개) 외에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22개)을 구사했다. 최고 구속은 144km. 휠러의 강점인 우타자 몸쪽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휠러가 경기를 풀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샘슨에 이어 휠러까지, 연이틀 SK의 장타 군단에 뭇매를 맞으며 5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한화는 1-12 대패를 당했다. 최근 3연패 늪에 빠지면서 한화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