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을 향해 던진 부메랑이 직격탄이 됐다. NC 다이노스 최준석은 보란 듯이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NC는 3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에서 10-5로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이날 NC의 승리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롯데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 양상이었고 역전과 재역전, 재재역전까지 이뤄졌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NC는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준석의 맹타가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다.

최준석은 이날 친정팀인 롯데를 상대로, 그리고 지난 4년 간 홈구장으로 누볐던 사직구장에서 첫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다. 최준석으로서는 절치부심할 수밖에 없던 이날 경기였다.
최준석은 지난 겨울 두 번째 FA 자격을 얻고 스토브리그를 맞이했다. 롯데로 입단했고,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뒤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에서 선수 생활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정이 들 수밖에 없던 곳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시장에 나온 최준석을 냉담하게 대했다. 팀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눈길을 주지 않았고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았다.
최준석을 다시 맞이해 준 팀은 두산 시절 은사였던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이 있던 NC였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1년 5500만원의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대폭 깎였고 롯데는 최준석의 대가도 받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최준석은 친정팀 앞에서 보란 듯이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다. 일단 2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맞이한 사직구장에서의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그동안 자신을 향해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롯데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첫 아석은 유격수 땅볼.
하지만 1-2로 뒤진 4회초부터는 친정을 향해 방망이를 겨눴다. 아직까지는 1-2로 뒤진 4회초 1사 2,3루 득점권 기회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 최준석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3-2 역전을 일궈냈다. 물론 최준석의 이 역전타로 경기가 결정되지는 않았고 이후 재역전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재역전을 시키는 과정에서 최준석은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4-4 동점이 된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번째 타석을 맞이했고 이번엔 빗맞은 우전 안타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대주자 박민우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이 안타는 이후 김성욱의 역전 적시타로 연결돼 박민우가 홈을 밟았다. 최준석이 역전을 일군 것과 다름없는 활약이었다. 이후 경기는 엎치락뒤치락 진행됐다. 8회말 NC는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초 대거 5점을 뽑아내면서 극적으로 승리를 쟁취했다.
최준석이 친정을 향해 사정없이 던진 부메랑이 친정팀을 개막 7연패의 수렁에 빠뜨리게 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