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MC' 유재석이 없었다면 과연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으로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만큼 유재석은 지난 13년 동안 '무한도전'을 한결같이 지켜온 진정한 1인자였다.
지난달 31일 MBC 예능 '무한도전' 시즌1이 종영했다. 마지막 인사를 앞두고 멤버들 모두 눈시울을 붉힌 가운데 유재석은 "2005년 4월에 시작해서 2018년 3월에 마무리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이 프로그램에 저의 인생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무한도전'을 통해 인연을 만나 제가 결혼했고 지금 가족들과 잘 살고 있고, 또 멤버들의 결혼을 지켜봤다. 크고 작은 인생이 이 프로그램에 담겨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이번 종영이 아직은 시청자분들께 아쉽고 죄송스럽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무한도전'이 여러분께 웃음을 드리기 위해서라면 이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2로 다시 돌아온다면 '무한도전'스러움으로, '무한도전'이 다시 왔구나 싶은 내용으로 웃음을 드리겠다. 지난 13년 동안 보내주신 응원과 박수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해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그야말로 1인자 다운 클로징 멘트. 그 누구보다 '무한도전'을 아껴왔을 유재석이기에 이같이 담담히 전한 마지막 인사가 더욱 깊은 울림을 안겼다. '무한도전'에 크고 작은 인생이 담겨 있다'는 그의 말처럼, 지난 13년 동안 시청자들 또한 그들과 함께 크고 작은 인생을 함께 나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지난 2005년 4월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이었을 시절부터 함께했다. 당시에도 각종 방송연예 대상을 휩쓸었던 유재석은 '무모한 도전'을 바라보는 걱정 어린 시선들로부터 김태호 PD와 다소 인지도가 낮았던 다른 멤버들을 지탱해준 버팀목이었다.
이는 '무한도전' 종영 전 기자간담회에 나선 김태호 PD의 말에서도 알 수 있었을 정도. 김태호 PD는 "유재석씨가 없었으면 여기에 없었을 거다. '이게 될까', '저게 될까' 이런 논의 상대는 유재석씨였다. 그거에 대해서 '자신 있게 해보자', '아니면 말고' 등의 공감을 해준 것이 바로 유재석씨다. 저도 걱정이지만 유재석씨가 다음주 목요일부터 공허하지 않을까 걱정도 앞선다"라면서 '무한도전'에 있어서 유재석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케 했다.
무엇보다 '무한도전'이 '국민 예능'이라 불릴 수 있었던 데에는 문화, 스포츠, 정치계 인사들부터 이름만 들어도 '헉' 소리가 나는 해외 스타들까지, 다양한 게스트들을 자연스럽게 맞이한 유재석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원래부터 '미담 제조기'였던 그이지만 '무한도전'에서의 재치 있는 멘트와 미담으로 '유느님'이라는 애칭까지 얻게 됐다.
유재석은 오랜 시간 '무한도전'을 함께했던 노홍철과 길이 음주운전으로 갑작스럽게 하차하게 되자 '201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두 사람을 '그녀석'으로 칭하며 어떤 위기가 와도 '무한도전'을 든든하게 지켜낸 수장임을 엿보게 한 바 있다.
이처럼 지난 13년 동안 '무한도전'을 한결같이 든든하게 지켜온 1인자 유재석. '무한도전'으로 6번이나 대상을 거머쥘 만큼 혁혁한 공로를 세운 그를 올해 가을 다시 컴백하는 김태호 PD와 함께 시즌2로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nahee@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및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