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부터 반성하고 있습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지난달 31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훈련 전 선수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용덕 감독은 "그동안 이긴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지 않았냐.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는 농담을 하며 선수들의 짓눌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
한 감독은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부러 농담을 했다. 다들 지금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10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고, 오랫동안 지는 야구를 했다. 올해 스태프가 바뀌면서 주변에서 기대치도 올라가니 너무 잘하려는 부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믿었던 베테랑 선수들이 흔들리고 있어 심각하다. 1루수 김태균은 지난달 27일 마산 NC전에서 내야 뜬공을 놓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정근우는 최근 3경기 연속 실책을 저질렀다. 승부에 직결된 클러치 에러들이 연이어 발생하며 부담이 쌓이고 있다.
주루 플레이에서도 의욕이 너무 앞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SK전에선 3개의 도루 실패가 있었다. 도루 실패가 4개로 리그 최다이고, 주루사도 4개로 공동 2위. 한 감독은 "너무 의욕이 앞섰는지 무조건 뛰려고 하는 것 같다. 타이밍이 안 맞으면 서기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나부터 반성하고 있다.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겠다"고 말했다. 리빌딩 시즌으로 인내를 각오했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승부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감독으로서 의욕적인 모습이 자칫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가진 않았을까 되돌아본 것이다.
그러나 31일 SK전에서도 한화는 선발 제이슨 휠러가 홈런 두 방을 맞고 7실점하며 5회 2사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타선에선 9개의 잔루를 남기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1-12 대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초반이지만 2승5패로 조금씩 분위기가 처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 이날 6회 전유수의 공에 오른 손목을 맞은 김태균의 상태도 썩 좋지 않다. 그 전날에는 제라드 호잉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무릎 뒤쪽에 근육통이 올라왔다. 시즌 출발이 안 좋은 상황에서 부상 악재까지 겹치고 있어 한용덕 감독의 수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