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잠실 홈 첫 승'...아쉬울 뻔한 뒷얘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01 06: 20

 올 시즌 LG 사령탑을 맡은 류중일 감독이 3월의 마지막 날 잠실구장 홈팬들 앞에서 '첫 승'을 기록했다. 홈팬 앞에서 처음으로 선수들과 승리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경기 종반까지 아슬아슬한 승부, 졌더라면 여러모로 아쉬울 뻔한 경기였다. 
LG는 31일 KIA와의 홈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전날 3-4 아쉬운 패배를 되갚아주는 경기 내용이었다. 중반 1점 차 싸움에서 7회 귀중한 추가점을 얻었고, 8회 무사 1사 2,3루 동점 위기를 막아내 짜릿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야구가 이리 어렵네. 생각대로 쉽게 가면 얼매나 좋겠노"라고 한숨을 내쉬면서 살짝 웃었다. 차우찬(LG)-양현종(KIA)의 국가대표 좌완 선발 대결에서 4회까지 5-1로 앞서 나가 여유가 조금 있었다. 그러나 잘 던지던 차우찬이 5회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이했고, 5-4로 쫓겼다.

팔꿈치 통증으로 실전 피칭이 늦어졌던 차우찬은 이날이 시즌 첫 등판이었다. 투구 수 80개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는데, 투구 수가 80개에 다다른 5회 승리 요건을 채우기 직전 흔들린 것이다. 하필 경기 전 류 감독은 "우찬이가 4회까지 80개 가까이 던지고 리드했다고 치자. 5회 올라가 던지면 100개가 될 수 있다. 선수는 괜찮다고 할거고, 감독은 투수에게 선발승을 안겨주고 싶기도 할거고, 더 던지게 해서 잘못되면 혹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딜레마를 말했다. 차우찬은 86구로 아슬아슬 1점차로 막아냈다. 
삼성 시절 애제자였던 차우찬의 시즌 첫 등판, 팔꿈치 통증으로 늦어졌던 시즌 첫 등판에서 첫 승을 따냈다. 또 양현종과 7번째 맞대결에서 처음 승리했다. 경기 전 류 감독은 "우찬이랑 현종이가 그렇게 많이 붙었어요? 한 번도 못 이겼나"라고 입맛을 다셨다. 삼성 시절 차우찬과 양현종 대결에서 한 번도 웃지 못했던 류 감독은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 웃었다. 
개막 후 5경기까지 수비 실책으로 고개 숙였던 오지환과 블로킹 아쉬움으로 움츠러든 유강남이 멋진 투런 홈런을 합창했다. 팀의 젊은 주전이 힘을 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류 감독은 오지환과 유강남의 홈런을 칭찬하며 "김지용이 2번째로 나와 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준 것이 컸다. 진해수도 깔끔하게 막아줬다면 편안했겠지만, 위기에서 수비가 아주 뛰어났다"고 말했다. 8회 1사 2,3루에서 최형우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 3루 주자를 협살 아웃시킨 것을 칭찬했다.
경기 후 잠실구장에선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LG는 홈 개막전 3연전을 준비하면서 승패 상관없이 토요일 불꽃놀이을 계획했다. 토요일 가장 많은 관중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고, 이날 만원 관중(2만5000명)이 들어찼다. 만약 패했더라면, 가뜩이나 초반 성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 원정팀 KIA를 위한 우울한 불꽃놀이가 될 뻔 했다.
경기 후 덕아웃에서 잠시 숨을 돌린 류 감독은 "내일 봅시다"라며 잠실구장 3루측 LG 구단의 감독실로 발걸음을 뗐다. 그러자 옆에 유지현 수석코치가 "감독님, 오늘은 이쪽으로 가시죠"라며 그라운드 방향으로 이끌었다.
전날 LG는 홈 개막전에서 패했고, 류 감독은 잠실구장 내부 통로를 이용해 3루측 감독실로 이동했다. 이날은 승리, 당당하게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3루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정규시즌 첫 경험.  
LG는 1루측 덕아웃을 사용할 때, 패하면 내부 통로로 돌아가고 승리했을 때만 팬들이 지켜보는 그라운드로 가로질러 간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류 감독은 LG팬들의 응원 소리를 뒤로 하며 포수 뒤쪽 잔디를 밟으며 3루쪽으로 당당하게 걸어갔다.
/orange@osen.co.kr [사진] 잠실=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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