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울에 분 변화의 바람, 허무하게 날아간 첫 승 꿈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4.01 15: 51

위기의 서울에 분 변화의 바람이 달콤한 결실을 맺기 직전 허무하게 날아갔다.
FC서울이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은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4라운드 인천과 홈 경기서 후반 10분 에반드로가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후반 45분 뼈아픈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이로써 서울은 개막 후 4경기(2무 2패) 무승 부진을 이어갔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인천전서 변화의 칼날을 꺼내들었다. 서울은 개막 3경기 동안 무승 부진에 시달렸다. 개막전서 제주와 비겼고, 강원과 전북에 내리 패했다. 초반 대진이 쉽지 않았지만 전통의 명가 서울의 내용과 결과에 실망한 팬들의 비난 목소리는 커져만갔다. 서울 서포터스는 인천전서 '황선홍 OUT! 프런트 OUT!' 'K리그2로 가는 빠른 리빌딩?'이라는 걸개를 내걸기도 했다.

올 시즌 서울의 면면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이름값이 떨어졌다.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김치우 등이 타팀으로 이적했고, 중원의 핵심 이명주와 주세종이 군입대했다. 신진호가 전역했고, 안델손, 에반드로, 김성준, 정현철, 조영욱 등이 합류했지만 전력 공백을 온전히 메우지는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개막 3경기까지 신진호, 정현철, 김성준을 중앙 미드필더로 중용했다. 상대에 따라 형태는 바뀌었지만 구성원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 정현철은 공수 연결고리, 1차 저지선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주던 자원이었다. 황 감독이 지난달 29일 열린 인천전 미디어데이 때도 정현철을 대동했을 만큼 신뢰가 꽤 깊었다.
황선홍 감독은 경인더비를 앞두고 변화의 결단을 내렸다. 정현철을 명단 제외하고 신진호, 김성준과 함께 이상호를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고요한은 제주전 이후 3경기 만의 부상 복귀전을 선발로 치렀다. 앞선 3경기서 조커로 쓰던 조영욱은 명단에서 빠졌고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 황기욱이 대기명단에 올랐다.
황선홍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동안 공격 전술 변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라인업은 변화가 필요했다. 시즌이 길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변화 의지는 긍정적인 바람이 되어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중원에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 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발이 맞지 않았던 앞선도 약속된 플레이로 만드는 움직임이 보였다. 수비진은 투지 있는 플레이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옥에 티는 시즌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된 공격 작업의 세밀함이었다. 그래도 가능성을 보여준 45분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장신 공격수 박희성을 빼고 에반드로를 투입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냈다. 전반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던 서울은 후반 10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안델손의 침투 패스를 받은 에반드로가 전력 질주해 오른발로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과정부터 마무리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첫 승을 향한 서울의 간절한 마음을 하늘도 알았을까. 서울엔 운도 따랐다. 인천의 미드필더 한석종의 두 차례 오른발 슈팅이 모두 골대를 때렸다. 악바리 같은 근성을 보여준 서울 선수들에 대한 하늘의 보답 같았다.
그러나 경기 막판 집중력이 부족했다. 서울은 정규시간 89분까지 잘 막아냈다. 마지막 1분을 버텨내지 못했다. 후반 45분 인천의 특급 조커 송시우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서울의 첫 승 꿈이 허무하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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