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였다.
삼성은 1일 넥센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타순을 일부 바꿨다. 박한이 대신 배영섭을 7번 지명타자에 배치했다.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하는 등 해마다 기복없는 활약을 펼친 박한이는 올 시즌 지명타자로 나서 타율 1할1푼1리(18타수 2안타) 2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넥센과의 앞선 두 차례 대결에서도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삼성은 박한이 대신 배영섭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7번 지명타자로 나선 배영섭은 1-2로 뒤진 3회 2사 1루서 좌중간 안타를 때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3-4로 뒤진 5회 2사 2루서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2루 주자 러프는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 들었다.
7회 무사 1루서 넥센 두 번째 투수 하영민의 실책에 편승해 다시 한 번 1루를 밟은 배영섭은 김상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에 힘입어 득점을 올렸다. 배영섭은 8회에도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박수갈채를 받았다.
배영섭은 2011년 리드오프로 활약하면서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이바지했고 임찬규(LG)를 제치고 신인왕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한 뒤 부상과 부진 속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배영섭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찌감치 개인 훈련을 시작하는 등 올 시즌을 잔뜩 벼뤘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타율 4할1푼9리(31타수 13안타) 1홈런 9타점의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김한수 감독은 "배영섭이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 때부터 굉장히 열심히 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연습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열심히 하는 만큼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삼성의 3연패 마감에 이바지한 배영섭이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배영섭은 경기 후 "지명타자로는 올해 뿐만 아니라 거의 나간 적이 없었다. 특별히 포지션에 신경쓰지 않고 매 타석 집중하고자 노력한다. 올해에도 매 경기 매 타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