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년차 배우가 된 김소현. 그가 ‘라디오 로맨스’로 20대 첫 로맨스에 도전했고, 호평으로 이를 마무리했다. 늘 완벽할 것만 같았던 김소현에게도 나름의 슬럼프와 아픔이 있었다고. 솔직하고 담담하게 김소현은 슬럼프와 극복 계기를 풀어놨다.
김소현은 지난 달 20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20대 첫 로맨스를 펼쳤다. 연기는 호평이었으나, 시청률은 다소 낮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김소현은 이에 개의치 않아했다. 착한 배우들을 만나고, 좋은 스태프들을 만나 사람을 얻었다며 그는 ‘라디오 로맨스’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청률이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고생을 많이 한 스태프들을 생각하면 아쉽다. 촬영 현장이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시청률이 잘 나왔다면 힘을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스태프들이 정말 하나도 신경을 쓰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해서 정말 감사했다. 덩달아 배우들도 힘내서 웃으면서 일했다. 시청률이 아쉽긴 했지만, 그만큼 얻어가는 게 많은 작품이었다.”

1999년생인 김소현에게 자신의 20대 첫 로맨스에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점수로 표현하긴 어렵고, 완벽하게 잘했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정도면 무난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음을 지었다. 20대 첫 로맨스라 많은 걱정을 했는데, 자신의 연기에 “제법 성인 티가 난다”, “어색하지 않다”는 반응이 많아 위로를 받았다고. 물론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더욱 발전해야겠단 굳은 마음을 먹게 됐단다.

“분명 아직은 내 로맨스 연기에 어색함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일이다. 내가 성숙하게 보이려고 한들 그렇게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별로 안 어울린다’라거나 ‘이게 한계인 것 같다’는 댓글을 보고 많이 상처 받았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어린 이미지를 갖고 갈 수는 없다. 한 번은 부딪히고 겪어야 할 일이라 생각했고,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부족함을 채워서 발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상처를 꿋꿋이 이겨내고 이를 오히려 발판 삼아 발전하려는 의지를 다지는 김소현의 모습에서 10년차 배우다운 관록이 느껴졌다. 2008년 ‘전설의 고향’으로 데뷔해 10년 동안 끊임없이 연기를 했던 김소현에게 슬럼프가 있었느냐 물었다. 그는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군주’가 끝난 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고 답했다.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많이 느껴 자신감을 많이 잃었던 때였다고.
“‘군주’가 사극이라 어렵기도 했고, 분위기가 무거운 드라마여서 한없이 감정이 땅굴을 파고 내려갔다. 사랑하는 사람을 증오해야 하는 감정선도 힘들게 다가왔다. 많이 지쳐서 현장에서 더 밝게 하지 못한 것이나, 에너지가 달려 표현을 다 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쉽다. 내 나이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너무 깊은 감정이지 않았나 싶다. 좀 더 나이를 먹었을 때 했으면 달랐을 거란 생각을 했다.”
이런 감정을 채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라디오 로맨스’에 들어가 걱정도 됐다는 김소현은 밝고 발랄한 극의 분위기 때문에 오히려 힐링을 받게 됐다고.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웃고 힐링 받으며 마음이 많이 플렸다며 김소현은 웃음을 지었다. 그에게 ‘라디오 로맨스’는 슬럼프를 극복한 계기이자 힐링을 안겨준 선물이었다.
“나 스스로에게 참 박한 스타일이다. 나태함을 견제하기 위한 버릇이기도 하고, 성격 자체도 그렇다. 특히 주변의 분위기에 많이 영향을 받아서 이제는 조금 그런 면을 조절을 잘 하려고 노력한다. ‘라디오 로맨스’가 밝은 분위기의 드라마여서 나 또한 많이 나아진 것 같다.”/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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