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팀 컬러는 마운드는 괜찮은데, 타선은 약한 팀이 됐다. 과거 1990년대 신바람 야구, 2010년 초반 외야진에 '빅5'가 있을 때를 제외하곤 LG 타선이 강하다는 인상을 주기는 부족하다. 대표적인 것이 LG 타자 중 역대로 100타점을 넘긴 선수는 단 3명 뿐이다. 외국인 2명, 토종 1명이다. 2009년 페타지니(100타점), 2010년 조인성(107타점), 2016년 히메네스(102타점)가 주인공.
LG 새로운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역대 4번째 100타점을 기록할 4번타자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공격과 수비에서 알짜 선수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가르시아는 주말 KIA전에서 3경기 연속 3안타 맹타를 터뜨리며 5타점을 기록했다. KIA 상대로 1패 후 2연승을 거둔 데는 타선에서 가르시아의 공이 컸다.

지난 31일 경기, 5-4로 한 점 차로 쫓긴 7회 무사 3루에서 박용택의 타구는 전진 수비를 펼친 KIA 2루수에 걸려 아웃됐다. 1사 3루. 3루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면 흐름이 KIA로 넘어갈 상황. 1사 3루에서 가르시아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6-4로 도망갔고, 최종 스코어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요즘 잘 맞고 있는 가르시아의 추가 타점이 결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1일 경기에선 더욱 극적이었다. 두 팀은 홈런포를 주고받으며 역전 재역전을 거듭했다. 5-5 동점. LG는 9회말 찬스를 잡았다. 1사 1,2루에서 박용택이 내야 인필드 아웃,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가르시아는 KIA 마무리 김세현의 공을 때려 끝내기 안타로 영웅이 됐다. 잠실구장을 찾은 LG팬들은 가르시아를 연호했다.

가르시아는 개막 이후 첫 5경기에서는 타율 1할9푼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달 27일 고척 넥센전에서 1사 만루에서 2루 송구가 빗나가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질러 팀이 패했다. (이후 실책, 실수가 없다)
그러나 주말 KIA전에서 반전을 이뤘다. 3연전 내내 불방망이었다. 3경기 연속 3안타로 12타수 9안타, 7할5푼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타율을 단숨에 3할9푼4리(33타수 13안타)로 끌어올렸다. 고무적인 것은 찬스마다 적시타를 때린다는 것이다. 5타점을 보태 시즌 9타점(8경기)이다.
가르시아는 "KBO리그에서 처음 뛰는 만큼 어느 정도 적응기는 필요하다. 한국 투수들을 연구하면서 점점 내 스윙을 찾아가고 있다"며 "홈런을 노리기보다는 주자가 있을 때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타점을 많이 올리도록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1일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은 옵션이 있다. 용병 타자들 옵션에서 타율, 타점은 있어도 대부분 홈런은 없다. 홈런 스윙만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홈런이 없어도 타점을 많이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100타점이라면 홈런이 적어도 무방하다.
가르시아는 더불어 3루 핫코너에서 뛰어난 수비와 강력한 어깨로 총알 송구를 자랑하고 있다. KIA 팬들은 타구가 가르시아 쪽으로 날아가면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 3루수쪽 타구는 그냥 자동 아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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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