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전체의 관심을 불러모은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의 투수 데뷔전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다.
오타니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 요건도 갖췄다.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타니는 3월 30일 개막전에서 타자로 출전해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1일과 1일 경기에 나서지 않고 선발 등판에 대비한 오타니는 이날 강속구에 스태미너, 그리고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과시하며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을 삼진을 잡아내면서 강렬한 인상도 남겼다. 특정 선수가 개막 후 10경기 내에 타자와 선발투수로 모두 출전한 것은 1920년 조 부시, 클라렌스 미첼 이후 98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 1회부터 강력한 공을 던졌다. 98마일(157㎞)부터 100마일(161㎞)에 이르는 강속구를 연신 던지며 오클랜드 타선을 찍어 눌렀다. 첫 타자인 세미언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졌고 88마일(142㎞) 스플리터 계열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데뷔전에서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낸 것은 한때 KT에서 뛰었던 2015년 슈가 레이 마리몬(애틀랜타) 이후 처음이었다.
이어 라우리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올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강렬한 1회를 마쳤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2회에는 다소 흔들리며 3실점했다. 선두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조이스에게 좌전안타, 피스코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모두 패스트볼이 맞아 나갔다. 여기서 채프먼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몰리며 좌중월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 3회에는 탈삼진 1개를 포함해 퍼펙트 피칭이었고 4회에는 1사 후 조이스에게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피스코티를 좌익수 직선타 뜬공으로 잡아낸 뒤 채프먼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고 전 타석의 빚을 갚았다. MLB.com은 89마일(143㎞) 슬라이더로 분석했으나 포크볼 움직임에 가까웠다.
팀 타선도 2-3으로 뒤진 5회 1사 1,3루에서 트라웃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1사 2,3루에서는 업튼의 희생플라이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자 오타니는 5회도 무실점으로 정리하고 팀의 리드를 지켰다.
여전히 4-3의 점수가 이어진 6회에는 선두 라우리를 유격수 땅볼로, 올슨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90구에 이른 상황에서도 98마일의 강속구를 던졌고 스플리터 구속도 90마일(145km)까지 나왔다. 이어 홈런 타자인 데이비스를 스플리터로 연속 헛스윙 유도한 끝에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홈런을 맞은 뒤 상대한 15타자 중 14타자를 범타 혹은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피안타는 없었다. 오타니는 좋은 흐름 속에 첫 등판을 마쳤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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