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생민이 ‘미투 운동’에 따른 성추행 폭로에 휩싸였는데 해당 내용이 공개되기도 전에 피해자에게 찾아가 직접 용서를 구했다.
연예계를 중심으로 ‘미투 운동’이 시작된 후 그간의 사례와는 전혀 다른 신속한 대처를 보여 눈길을 끈다.
2일 김생민이 성추문에 휘말렸다. 이날 한 매체가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입장을 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보도에 따르면 방송사 스태프였던 A씨는 이 매체를 통해 2008년 한 방송 프로그램 뒤풀이 자리에서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해 제작진에 항의했지만 사과를 받지 못했고 방송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김생민이 해당 내용이 보도되기 전에 A씨를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는 것이다.
그간 ‘미투’ 폭로 후 관련 인물이 침묵하다가 사과하는 식이었다. 고 조민기, 조재현 등 다른 연예인들은 성추문에 휩싸였을 때 “사실무근” 등의 입장을 내놓고 침묵했고 피해자를 언급한다거나 사과가 없었다. 추후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문은 형식적이었을 뿐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한다거나 찾아가서 사과하는 경우는 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 이들의 사과문을 보면 대부분 대중을 향한 사과였다.
그런데 김생민은 A씨의 성추행 주장을 부인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곧바로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생민 성추행 관련 보도를 한 매체는 김생민과 동행까지 해서 A씨를 찾아갔다고.
이후 김생민은 소속사를 통해서도 사과했다. 이번에는 대중을 포함한 피해자 A씨에 대한 사과문이었다.
김생민은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시켜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10년 전, 출연 중이었던 프로그램의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습니다”라고 인정하며 “저의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으셨을 그 분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무겁고 죄송한 마음뿐 입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라고 거듭 사과의 말을 전했다.
피해자에게 먼저 찾아가 사과하고 공식입장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시킨 것에 대해 대중에게 사과한 김생민. 성추행은 비판 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진심으로 속죄하고 피해자에 용서를 구하는 과정은 눈여겨볼 만 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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