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생활을 하면서 한 번은, 혹은 그 이상 마주쳐야 하는 일이다. 두산의 '젊은 불펜'이 한 차례 '성장통'을 겪었다.
두산은 3월 31일과 4월 1일 수원 KT전에서 연이틀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에게는 악몽같은 이틀. 3월 31일 두산은 3회초까지 8-0으로 앞서 나갔다. 일찌감치 승기가 굳어지는 모양새. 그러나 3회말 강백호의 스리런 이후 4회말 KT의 공격이 완전히 살아났다. 계속된 맹타에 두산은 6-8로 쫓기기 시작했고, 4회 주자 2,3루 상황에서 결국 선발 장원준을 내렸다.
두산이 꺼낸든 카드는 박치국. 지난해 신인인 박치국은 1년 사이에 부쩍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타자를 1루수 실책 내보내면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을 내줬다. 이후 잘 이닝을 정리한 박치국은 5회 안타 두 방과 수비 실책으로 1실점(비자책)을 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역전 허용.

박치국에 이어서 올라온 투수는 '루키' 곽빈. 곽빈은 강백호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고 6회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7회 실점이 나왔고,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를 홍상삼에게 넘겨줬다. 이후 두산은 8회에 9실점을 하는 등 총 20실점을 했고 8-20으로 대패했다. 넘어간 기세 속 수비 실책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운 경기였지만, 젊은 투수들의 모습은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역전을 허용했다는 작은 아쉬움도 남기도 했다.
다음날 두산의 역전 악몽은 이어졌다. 선발 투수 세스 후랭코프가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4-3 한 점 차 리드.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필승조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영하가 등판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철벽 계투로 자리매김한 이영하는 1⅓이닝 동안 4실점을 하며 흔들렸고, 결국 함덕주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함덕주 역시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홈런 한 방을 비롯해 총 2점을 내줬고 결국 홍상삼과 교체됐다.
올 시즌 두산은 불펜이 한층 젊어졌다. 지난해 불펜 주축이었던 김승회, 이현승 부상 등을 이유로 전력에서 제외된 가운데, 20대 초·중반의 젊은 투수가 핵심 전력을 급부상했다.
김태형 감독의 믿음도 상당하다. "어린 투수들이 잘 버티고 있다"라는 이야기에 김태형 감독은 즉시 "버티는 것이 아닌 잘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정정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역전을 허용하고, 맡은 바 임무를 100% 수행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큰 성장을 이루었으면 하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바람이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를 향해 "자기 공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타자와 승부에 위축되기 보다는 맞더라도 한 번 붙어보라는 뜻이다. 시즌 초반 젊은 불펜은 다소 아플 수 있는 수업을 했다. 2패 속 두산은 젊은 선수들이 위축되기보다는 다시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 속 성장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