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스타터→4할타' 박용택, 뱉은 약속은 지킨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03 06: 07

 "4월에 좀 고생하는 편이다. 올해는 초반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1월 21일)
"계획대로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나와야 하는데..." (3월 31일)
LG 베테랑 박용택(39)이 회춘하고 있다. 적어도 타석에서는 맞는 말이다.

박용택은 시즌 초반 뜨거운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목표로 밝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8경기를 치른 시점이지만, 2일 현재 박용택은 타율 4할1푼9리(31타수 13안타)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최다안타 공동 1위, 타격 3위에 올라 있다.
예년과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박용택의 스탯을 자세히 보면 3~4월 타율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는 2할7푼8리, 2016년에는 2할8푼이었다. 2015년에도 2할7푼9리로 시작했다. 그러나 시즌이 끝났을 때는 3할2푼~3할4푼대 고타율로 타격순위 최상위권에 있었다.
4월까지 3할 타율을 유지한 것은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해 4월을 3할3푼이라는 높은 타율로 마쳤는데, 시즌이 끝났을 때는 3할4푼3리로 더 높았다. 최근 5년 동안 타율을 보면 4월 타율보다 시즌 최종 타율이 더 높았다. 대단했다.
# 박용택의 최근 5년간 3~4월 타율/ 시즌 타율
2017년 타율 .278 25안타  / 타율 .344  175안타
2016년 타율 .280 21안타  / 타율 .346  176안타 
2015년 타율 .279 19안타  / 타율 .326  159안타
2014년 타율 .330 29안타  / 타율 .343  159안타
2013년 타율 .310 26안타  / 타율 .328  156안타
베테랑은 한 시즌 전체를 보고 컨디션을 맞추고, 시즌 중간에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하게 출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즌 치르면서 종반에 이르면 평균적인 자기 몫을 한다. 커리어가 어디 가지 않는 것이다. 초반부터 힘을 다 쏟아 붓는 '촌놈 마라톤'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박용택은 올해 달라졌다. 달라지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그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4월에 조금 고생하는 편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초반에 부진하면 주위에서 보는 시선도 조금 달라지는 것 같다"며 "올해 개막도 빨라서 예년보다 페이스를 빨리 끌어 올려 초반부터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범경기까지 타격감을 조율한 박용택은 개막과 함께 매서운 타격을 유지하고 있다. 3번 타순에서 공격을 이끌고 있다. 4번 가르시아가 빨리 적응하면서 LG의 3~4번 공격력이 좋아졌다. 고타율에도 불구하고 3타점 3득점은 적은 수치, 테이블세터의 출루율이 낮고 다소 엇박자다. 안익훈-김현수도 서서히 타격이 올라오고 있어 앞으로는 더 기대된다.
지난 31일 KIA 3연전 도중 만난 그는 "초반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고 웃으며 "이제 몇 경기 했을 뿐이다. 젊은 선수들이 조금 치고 나와야 하는데, 다들 서서히 올라올 것으로 본다"며 LG 타선이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을 얘기했다. 
올해 KBO리그는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정규 시즌이 8월에 잠시 중단된다. 8월 중순까지 120경기를 치르고 휴식기, 9월 초부터 시즌이 재개돼 나머지 24경기를 치른다. 박용택은 120경기가 올 시즌이라는 생각으로 시즌 초반부터 체력에 신경쓰지 않고 스퍼트 기세다. 주장까지 맡은 박용택의 의지가 타율만큼이나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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