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윤성빈과 한동희(이상 19)는 어린 시절, 관중들로 꽉 들어찬 사직구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꿈을 키웠고,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순간을 같은 모습으로 상상했다. 꿈을 조금은 빨리 달성한 듯 하다. 이제 롯데의 미래, 사직구장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로 서서히 커나가고 있다.
롯데는 지난 1일, 개막 7연패의 고난 속에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천신만고 끝에 달성한 첫 승리인 만큼 기쁨은 두 배였다. 그동안 선수와 코칭스태프, 구단들의 마음고생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 과정에서 희망조차 찾을 수 없었다면 더욱 암울했을 터. 이 희망의 공백을 채워준 이들이 올 시즌 첫 데뷔 시즌을 갖는 투수 윤성빈과 한동희다.

윤성빈과 한동희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롯데의 1차 지명 선수로 선택을 받았다. 그만큼 연고 지역에서는 최고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다. 윤성빈은 지난해 1차 지명 투수로 선택을 받았지만 어깨 통증으로 1년 간 재활에 매진하고 올해 데뷔 시즌을 맞이했다. 잠재력을 인정 받았고 가능성을 입증했다. 부상 이후 데뷔 첫 시즌, 박세웅의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 로테이션까지 진입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동희 역시 아마추어 시절 보여줬던 능력을 선배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보여줬고 공수에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으며 개막전 엔트리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인정 받았던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표출하면서 1군에 연착륙을 해나가고 있다.
윤성빈은 지난달 25일 인천 SK전에서 데뷔 등판을 가졌고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데뷔전 등판을 마쳤다.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자신있게 뿌렸고 고교 레벨에서 인정 받았던 주 무기 슬라이더도 결정구로 통할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두 번째 등판이전 지난달 31일 사직 NC전에서도 5이닝 3실점 역투를 펼치며 데뷔전의 기세를 이어갔다.
한동희도 마찬가지. 한동희는 개막전부터 선발 3루수로 출장해 SK의 에이스 메릴 켈리로부터 큼지막한 2루타를 뽑아내며 강렬한 데뷔전을 가졌다. 지난달 28일에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팀의 연패를 길어지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멘탈을 금세 추스렸고 지난 1일 극적인 개막 7연패 탈출을 이끄는 동점 3루타를 8회말 뽑아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윤성빈과 한동희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사직구장의 환호를 받자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현 상황이라면 이들에게 지속적으로 기회가 갈 것은 분명하다. 팀의 시즌 출발이 다소 늦어졌다고는 하지만 앞으로 시즌은 많이, 그리고 길게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윤성빈과 한동희도 팀에 기여할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미래는 더욱 밝아져 올 것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