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둔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의 첫 승 비결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2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의 홈경기에 첫 등판해 6이닝을 6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3피안타 3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11번째 기록이다.
오타니는 시범경기와는 완전히 달라진 볼을 던졌다. 최고 100마일(161km)짜리 공을 세 번이나 던졌고 주무기인 스플리터(포크)를 마음껏 구사하며 오클랜드 타자들을 잠재웠다. 2회 3점 홈런 이후에는 안타를 맞지 않는 완벽투구를 했고, 결국 타선이 터져 역전을 이끌었다.

'스포츠닛폰'은 3일 오타니의 승비 비결을 분석해 눈길을 모았다. 가장 큰 비결은 게임을 즐겼다는 점이었다. 아울러 주무기인 스플리터를 완벽하게 구사했고 투구 도중 습기를 유지하는 응급처치, 이닝 중간중간 준비과정도 치밀했다. 소시아 감독의 조언도 적중했다.
이날 경기후 오타니는 "그저 즐겁게 던졌다. 마운드에 오를때 처음으로 야구를 시작해 그라운드에 갈 때의 마음으로 던졌다. 긴장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는 마음으로 던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긴장하는 얼굴은 아니었다.
마이크 소시아 감독의 조언도 있었다. 2회 오타니가 채프먼에게 3점 홈런을 맞자 소시아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잘하고 있다. 이번 회만 막으면 된다"고 격려했다는 것. 오타니도 소시아 감독의 배려에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주무기인 스플리터도 한 몫을 했다. 오타니는 시범경기에서는 스플리터를 아끼다 데뷔전에서 본격 구사했다. 투구수 92개 가운데 24개를 던졌고 탈삼진 6개 가운데 5개를 스플리터로 잡았다. 오클랜드 타자들이 가장 당황했던 구종이었다.
마운드에서 순간 순간 손에 숨을 불어서 습기를 유지했다. 그 결과 볼을 던지는 느낌을 극대화하면서 제구력도 좋아졌다. 이닝 준비 과정도 남달랐다. 메이저리그는 일본과 달리 벤치 앞에서 캐치볼을 할 수 없다. 벤치 안에 몸을 풀 수 있는 공간도 없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공인구의 2~3배 무거운 공을 이용해 팔을 돌리며 다음 이닝을 준비하는 작업을 했다. 미들맨들에게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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