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프리마 천일 박치현 대표, “마세라티는 단지 덜 알려진 명품, 이런 게 성장 가능성”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8.04.03 08: 44

 “왜 마세라티냐구요? 마세라티는 단지 덜 알려졌을 뿐인 명품입니다. 거기서 더 큰 가능성을 봤습니다.” 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의 딜러사인 라 프리마 천일의 박치현 대표는 거침없이 이렇게 말했다. 
라 프리마 천일은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FMK와 딜러십 계약을 맺고 서울 서초동에서 마세라티를 판매하고 있다. 라 프리마 천일이 자리잡은 장소는 국내에 진출한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이 속속 몰려 일명 ‘수입차 거리’를 형성한 바로 그곳이다.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도 “왜 하필 마세라티냐”라는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박치현 대표의 대답은 망설임이 없었다.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를 하면 시작은 편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브랜드를 굳이 알리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좀 덜 알려진, 하지만 속은 제대로 된 명품이 있다면 그런 브랜드를 선택해 함께 성장하는 게 더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세라티의 수입사인 FMK에서 언론 보도를 위해 배포하는 자료에는 ‘마세라티’를 설명하는 수식어가 장황하게 붙어 있다.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가 마세라티라는 단어 앞에 줄줄이 따라 붙는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마세라티라는 브랜드를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명품 브랜드의 대표적인 산지인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고, 다이내믹한 주행감을 그 어떤 가치보다 중시하는 자동차이며, 럭셔리 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설명이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라는 수식어 안에 숨어 있다. 박치현 대표의 ‘단지 덜 알려진 명품’이라는 말을 뒷받침하는 수식어이기도 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그 무엇을 높이 평가하는 결정은 박치현 대표의 인생관과도 닮았다. 매우 편한 삶을 살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의 선택은 늘 도전적이었다.
‘라 프리마 천일’이라는 회사명에 친숙한 이름이 하나 있다. ‘천일’이다. 우리가 아는 그 천일이 맞다. 부산에 본사를 둔 천일고속이 박치현 대표의 할아버지가 설립한 회사다. 그러나 박 대표가 걸어온 길은 흔한 금수저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학창시절, 박 대표의 표현대로라면 그는 “부모 말 안 듣는 삐닥선이”였다.
미국 유학을 떠났으나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고 귀국해 독립선언을 했다. 부모 도움 없이 홀로서기를 감행하겠다며 막일부터 시작했다. 빌딩 유리창도 닦았고 식당 주방일도 했다. 자격증을 따 용접일도 했으며, 주식에 관심이 있어 증권회사, 컨설팅 회사에도 기웃거렸다. 아파트 분양 광고 같은 인쇄 관련 사업도 해 꽤 성공했고, 돈도 모았다. 그러다 지난 2008년 집안의 DNA가 작용했음인지 수입자동차와 인연을 맺게 된다. 이 과정에서는 초기 투자가 필요해 어쩔 수 없이 집안의 도움을 받았다. 그 도움의 흔적이 회사명에 ‘천일’로 남아 있다. 박치현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도움을 받았지만 회사 운영은 철저히 내 방식대로 하고 있어요. 집안 도움이 없더라도 언제든 맨손으로 다시 시작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고 말했다.
홀로서기를 실천한 박 대표는 회사 운영에 그 만의 철학을 갖고 있다. “사업을 하는 어떤 이들은 ‘사장이 직원들을 먹여 살린다’고 말하는데, 내 생각은 달라요. 난 직원들 덕분에 먹고 산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내가 할 일입니다”고 한다. 
이런 철학 덕분일까? 라 프리마 천일에는 독특한 전통이 하나 있다. 매년 12월이 되면 CEO의 급여를 전 직원에게 균등하게 나눠주는 전통이다. 물론 회사 대표는 12월에는 월급이 없다. 박치현 대표는 “처음에는 직원이 28명에 불과했어요. 그러던 게 지금은 300명이 넘었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선 ‘12월의 CEO 보너스’가 해가 갈수록 배분액이 줄어들었을 거에요. 그러나 그만큼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들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마세라티라는 브랜드를 해석하는 방식도 뚜렷했다. “마세라티를 찾는 사람들은 이미 독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경험한 이들이에요. 그들은 뭔가 새로운 느낌을 원하고 있어요. 성능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좀더 차별화 되는 그 무엇을 찾고 있어요”라고 전제한 박 대표는 “때문에 우리는 차를 팔지 않고 마세라티라는 라이프 스타일을 팝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세라티 라이프 스타일’은 곧 장인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대량 생산-유통 되는 천편일률적인 라이프 스타일이 아니라 작더라도 알차고 의미 있는 장인의 손길을 중히 여기는 그런 삶의 방식이다.
박치현 대표는 “차를 팔 때 가격을 깎아 주기 보다는 마세라티에 어울리는 의미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얹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명품 양복 브랜드를 할인 된 가격에 맞출 수 있게 한다든지, 네일아트 할인권, 고급 일식당 할인권 같은 것으로 차원 높은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게 해줘요. 차 가격을 할인해 주면 그걸로 끝이지만 라이프 스타일을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서비스는 차 구입 이후에도 지속 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게 나와요”라고 말했다.
“차의 판매가격 인하 경쟁은 결국 서비스 저하로 귀결됩니다”는 박 대표는 “마세라티는 곧 삶의 질이 높이는 선택이다는 말로 여겨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100c@osen.co.kr
[사진] 라 프리마 천일의 박치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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