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BAL의 불문율 논란, 완봉 직전 9회 기습번트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04.03 09: 51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와 볼티모어 사이에 완봉승을 앞둔 '9회 기습번트'를 두고 불문율 논란이 불거졌다. 미네소타 선수들은 관례를 깬 볼티모어 신인 타자의 번트안타에 불만을 표출했고, 볼티모어는 자기 선수를 감쌌다.
2일 미네소타와 볼티모어 경기. 미네소타의 투수 호세 베리오스(24)는 8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고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베리오스는 아직 완봉승이 한 번도 없었다. 7-0으로 크게 앞선 9회말 1사 후 볼티모어 신인 포수 챈스 시스코가 타석에 들어섰다.
미네소타 내야진은 좌타자 시스코(23)를 상대로 1루쪽으로 이동한 수비 시프트를 했고, 3루 베이스 앞쪽은 텅 비었다. 이를 본 시스코는 3루쪽으로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여유있게 내야 안타. 분위기가 묘했다.

베리오스는 이후 크리스 데이비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매니 마차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완봉승이 깨질 위기. 미네소타 벤치에서 타임을 요청했고, 내야진이 마운드에 모두 모였다. 이후 베리오스는 조나단 스쿱을 포수 파울 플라이, 아담 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빅리그 첫 완봉승(3피안타 6탈삼진)을 완성했다.
경기 후 미네소타의 2루수 브라이언 도지어는 "명백히, 우리는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며 "그는 어린 선수다. (9회)2루에 왔을 때 얘기할 수도 있었지만, 볼티모어에는 데이비스, 존스처럼 베테랑 리더들이 있다. 그들이 잘 알아듣게 조언을 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시스코는 지난해 데뷔해 10경기를 뛴 신인 선수. 수비 시프트로 비워둔 공간, 9회 투수가 자신의 첫 완봉승을 앞두고 있는 상황, 7-0이라는 큰 스코어 차이 등을 두고 기습 번트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분위기다. 미네소타 선수들에게는. 
도지어의 생각과 달리 볼티모어의 데이비스는 시스코의 번트를 적극 두둔했다. 3일 휴스턴과 경기를 앞두고 데이비스는 "내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시스코처럼) 똑같이 했을 것이다"며 "불문율을 갖고 이야기한다면,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시스코의 번트는 우리가 이기려는 노력이었다. 사실은 9회 내가 시스코에게 번트를 할 것이라고 먼저 얘기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8회까지 단 1안타를 쳤고, 7점이나 끌려갔다. 여전히 상대 선발이 던지고 있었고,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출루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만 했고, 뭔가 공격을 해야 했다. 시스코의 기습번트는 문제없다고 본다. 이슈거리가 아니고 얘기를 끝내기를 바란다."
데이비스는 "최근 야구 흐름을 보면, 상대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고 승리하려 한다. 좋다. 그런데 9회 7점 앞선 상황에서 수비 시프트는 괜찮고, 기습번트는 안 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완봉승을 거둔 베리오스는 "경기 내내 내 공에 편안함을 느꼈다. 공격적인 피칭을 계속했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사진] MLB.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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