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S존’ 류현진, 구속&제구 모두 흔들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03 12: 20

오프시즌 중 열심히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떨어진 구속에 좁은 스트라이크존까지, 류현진(31·LA 다저스)이 시즌 첫 등판에서 다소 고전했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원정 경기에 시즌 첫 선발 등판했으나 3⅔이닝 동안 5피안타 5볼넷 2탈삼진 3실점하고 승패와 무관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7.36에서 시작한다. 
애리조나의 만만치 않은 타선을 맞아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구속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91마일 정도까지 나왔지만 대다수의 포심패스트볼이 90마일 언저리에 머물렀다. 여기에 스트라이크존이 좁아 애를 먹었다. 어느 한 코스가 좁은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좁았다. 류현진이 고개를 갸웃거린 판정이 적지 않았다. 

구속 저하는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다. 어깨 수술 후 류현진의 평균 구속은 확실히 떨어졌다. 한계를 느낀 류현진은 다양한 구종 구사를 돌파구로 삼았다. 지난 시즌 중반 이후로는 커터를 던지기 시작했고, 이번 오프시즌에는 더 빠른 커브를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시범경기에서는 체인지업을 봉인하면서까지 커브 연마에 공을 들였다.
포심과 커터, 주무기인 체인지업에 슬라이더와 두 가지 종류의 커브까지 장착한 류현진이었다. 그러나 이날 존이 좁았고, 계속 볼 판정이 나자 아직은 완성형이라 볼 수 없는 스파이크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처럼 커터와 체인지업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갔는데 구속이 떨어지면서 고전했다. 
전체적으로 제구도 좋지 않았다. 류현진 특유의 칼날 제구가 조금 무뎠다. 패스트볼 제구야 좁은 존의 영향도 있었다. 실제 3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할 때 투구추적프로그램상으로 두 개 정도는 손이 올라갈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체인지업과 커브가 덜 떨어지며 가운데 몰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야속하게도 애리조나 타자들은 이를 받아쳐 장타를 만들어냈다. 류현진을 강판시킨 마르테의 우중간 3루타도 커브가 확실히 떨어지지 않았다.
류현진이 예전 구속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시적으로 힘을 낼 수는 있겠지만 시즌 전체를 보면 이날 정도가 평균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제구와 변화구 커맨드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날은 존이 좁은 것도 원인이었지만, 5개의 볼넷을 모두 존의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 확실한 과제를 느낀 하루라고 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피닉스(미 애리조나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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