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 전북이 가시와 원정서 극복해야 할 3가지 난제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8.04.04 05: 32

전북 현대가 악조건을 딛고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원정 경기서 승리를 조준한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4일 오후 7시 30분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가시와와 비기기만 해도 조별리그 최종(6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승리 시엔 조 1위 16강행의 9부 능선을 넘는다. 오는 18일 맞붙는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는 '꼴찌' 킷치SC(홍콩)다. 원정서 6-0으로 이겼던 손쉬운 상대다.

▲ A매치 후유증
전북은 지난달 유럽 원정 A매치 2연전에 7명이나 차출됐다. 이재성, 김신욱, 김민재, 이용, 김진수, 최철순, 홍정호가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김신욱, 이재성, 이용, 김민재 등 4명은 북아일랜드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폴란드전도 이재성이 62분, 홍정호, 이용, 최철순이 46분, 김민재가 38분, 김신욱이 28분을 뛰었다. 김진수는 북아일랜드전 35분을 소화한 뒤 부상을 입었다.
'에이스' 이재성이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시차 적응과 체력 문제로 고생한 까닭이다. 그나마 전북은 지난달 31일 상주 상무전서 A대표팀 선수들이 대거 빠지고도 1-0으로 승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고민을 안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FIFA(국제축구연맹) 바이러스에 대해 "가장 염려하는 부분이다. 조별리그 1차전 때도 공교롭게도 유럽 원정이 있어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도 "유럽 원정에 다녀온 선수들이 육체적으로 힘들어 하지만 가시와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정신력으로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고 대비책을 밝혔다.
▲ 이용-김진수 공백
또 다른 고민거리는 양질의 크로스가 가능한 측면 풀백의 공백이다. 우측 풀백 이용이 경고 누적으로, 좌측 풀백 김진수가 부상으로 가시와전에 나설 수 없다. 수비력보다 공격적인 기여도가 더 큰 자원들이라 '닥공'이 트레이드 마크인 전북엔 심각한 전력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전북은 올 시즌 타깃형 공격수 김신욱을 앞세워 가공할 만한 높이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중이라 아쉬움은 더 크다. 김신욱에게 택배 크로스를 배달하는 이용과 김진수가 빠지면 공격 작업이 한층 단조로워질 수 있다.
"세컨드 볼을 따낸 뒤 공격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모타이라 다카히로 가시와 감독의 말처럼 측면 크로스가 부정확해 세컨드 볼을 빼앗길 경우 역습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최강희 감독도 이를 경계했다. "이용과 김진수가 못 나와 수비적인 것도 문제이지만 공격 전개와 크로스 능력이 월등히 좋은 선수들이라 전체적으로 경기에 작용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 가시와 원정 흑역사
전북은 가시와와 궁합이 안 맞는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 맞붙어 1무 5패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2012년 원정에선 1-5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4패는 최강희 감독이 A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잠시 자리를 비웠던 시절이다. 최 감독이 다시 온 뒤에는 1승 1무 1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올해 2월 홈에서 3-2 역전 드라마를 쓴 전북이 적지서 가시와를 다시 잡을 경우 흑역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전북은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면 승리는 따라온다는 계산이다. 최 감독은 "지난 과거는 무의미하다. 이미 1차전 승리도 잊은지 오래다. 얼마나 좋은 분위기로 이번 경기를 이끄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과거의 경기를 징크스로 보는 것은 좋지 않다. 이전 기록들은 내가 대표팀 감독으로 있을 때다. 지금 옆에 있는 신형민도 없었다.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테랑 미드필더 신형민도 "이전의 결과는 과거일 뿐이다. 이번 경기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선수들 또한 과거에 개의치 않는다. 이번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시와의 생각은 다르다. 3위에 처져 있는 가시와(승점 4)는 16강행 희망을 살리기 위해 승리가 절실하다. 선두 전북(승점 9)을 물리칠 경우 2위 톈진 취안젠(승점 7)과 최종전서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시와 미드필더 김보경은 "우리가 홈에서 전북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고 익히 들어왔다. 전북도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라며 "안방서 가시와의 축구를 한다면 승점 3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dolyng@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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