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이도류 해야 해?” 오타니를 보는 엇갈린 시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04.04 06: 00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스타는 아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으는 이슈메이커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오타니가 베일을 벗었다. 타자로, 투수로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30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와의 시즌 개막전에서는 선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첫 걸음을 내딛었다. 2일에는 선발투수로 나섰다.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으로 감격의 데뷔승을 따냈다.
시범경기에서 크게 부진했던 오타니다. 주위에서 비판도,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첫 경기 후 우려는 일단 가라앉았다. “역시 재능이 있다”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USA투데이는 “왜 많은 팀들이 지난겨울 오타니의 재능을 사려고 줄을 섰는지 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오타니의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등극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둘 중 더 높은 평가를 받은 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투수다. 오타니는 2일 등판에서 최고 100마일(161㎞)의 공을 뿌렸다. 6회에도 최고 98마일(158㎞)의 공을 던지며 강견을 자랑했다. 이날 포심패스트볼 평균이 98마일이었다. 여기에 시범경기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았던 포크볼이 춤을 췄다. 오타니의 이날 헛스윙률은 무려 19.3%였다. MLB에서도 최상급 수치다.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샘 밀러와 데이빗 쇼엔필드도 4일 “오타니는 10승이 쉬울까, 20홈런이 쉬울까”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10승이 더 쉽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투·타 겸업이 계속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특별한 두각을 나타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밀러는 “130이닝 정도에서 평균자책점 3.80, 200타석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770이면 성공적인 루키 시즌”이라고 내다봤다. 쇼엔필드는 “투수 쪽의 성적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둘 다 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아예 투수에 전념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실제 ESPN이 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 단장·부단장·스카우트로 이뤄진 총 43명의 전문가 집단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3명이 “내년에는 한 가지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여전히 투·타를 겸업할 것”이라는 의견은 20명이었다. 전망이 절반으로 엇갈린 것이다.
현지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MLB 스카우트들은 오타니가 타자로 크게 성공할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그러나 주력과 힘이라는 선천적인 재능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는 시선도 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의 투·타 겸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프리젠테이션으로 마음을 샀다. 일단 올해는 실험이 계속될 공산이 크다. 그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내년 이맘때도 이도류의 길을 걷고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