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타자도 문제없다. 숨겨둔 거포 본능까지 발휘한 제라드 호잉(29·한화), 정말 못하는 게 없다.
호잉은 지난 3일 대전 롯데전에 4번타자로 선발라인업에 올랐다. 개막 첫 6경기에 7번 하위타선에 배치됐던 호잉은 지난 1일 대전 SK전에서 3번으로 타순이 급상승했다. 김태균이 손목 사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자 호잉을 중심타선으로 올렸다. 이날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기세를 이어갔다.
3일 대전 롯데전은 아예 '4번'에 위치했다. 한용덕 감독은 "부상 선수들도 나오고, 시즌 전 생각한 그림대로 되지 않고 있다. 타순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지금 우리 팀에서 호잉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하는 만큼 다른 선수들의 호잉의 힘을 받길 바란다"고 믿음과 기대를 표했다.

호잉은 4번타자 데뷔전 첫 타석부터 보란 듯 홈런을 폭발시켰다. 1회말 2사 1루에서 롯데 선발 김원중의 3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129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라이너로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쳤다. 비거리 110m, 시즌 3호 홈런. 지난 1일 SK전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뽐냈다.
한화는 미국 시절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였던 호잉이 한국에선 거포로 변화할 가능성을 봤다. 호잉 영입 당시 한화 관계자는 "마이너리그 경기를 보면 뜬공이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많았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많고, 장타력을 충분히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용덕 감독도 "구장 크기를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실제 호잉은 지난 2014~2015년 트리플A에서 26홈런, 23홈런으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 넘긴 바 있다. 한국에서도 시즌 8경기 만에 홈런 3개를 가동할 만큼 장타력에서도 여느 외국인 타자에 밀리지 않는다. 특히 1일 SK전에서는 앙헬 산체스에게 비거리 130m 중월 홈런을 터뜨릴 정도로 펀치력을 보여줬다.
이날 경기 후 호잉은 "최근 타격감이 올라와 있고, 그 덕에 기분도 아주 좋다. 그러다 보니 홈런도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4번타자를 맡았지만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 미국에서도 4번을 쳐봤기 때문에 부담 없이 편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에 몇 개의 홈런을 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30홈런 가능성은) 글쎄, 한 번 지켜보자"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4번 거포 본능을 과시한 호잉이지만 주특기인 빠른 발도 멈추지 않았다. 이날 롯데전 5회 1사 1·3루에서 정근우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태그업 한 뒤 1루에서 2루로 진루하며 한 베이스 더 갔다. 롯데 우익수가 강견인 손아섭이었지만 호잉의 발을 막을 순 없었다. 올 시즌 도루도 이미 3개나 했다.
시즌 8경기에서 호잉의 성적은 타율 4할4푼8리 13안타 3홈런 7타점 7득점 OPS 1.381. 8경기 모두 안타를 터뜨리며 OPS는 리그 전체 1위에 빛난다. 아직 초반이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시즌 전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호잉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