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까먹기는 했다. 실제 전례도 롯데의 궤도 복귀가 쉽지는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시즌 초반일 뿐이다. 새 운명을 개척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 빨리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롯데의 올 시즌 초반은 암울 그 자체다. 기대에 가장 못 미치는 팀이다. 3일까지 9경기를 치른 가운데 딱 1번 이겼다. 개막 7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2일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으나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졸전 끝에 패했다. 10경기도 치르지 않았는데 벌써 승패차가 -7로 처졌다.
투·타 모두 문제다. 3일 현재 팀 타율은 2할3푼1리로 리그 최하위다. 리그 평균(.278)보다 훨씬 처진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0.641이다. 역시 리그 평균(.796)보다 한참 떨어진다. 그렇다고 마운드가 잘 버티는 것도 아니다. 평균자책점도 6.60으로 꼴찌다. 엇박자까지 롯데를 힘들게 한다. 마운드가 힘을 내는 날은 타선이 침묵한다. 3일처럼 타선이 활발한 날은 마운드의 풀이 죽는다.

롯데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KIA와 두산의 양강체제를 위협할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강민호(삼성)의 이적으로 포수 문제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타선의 폭발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마운드는 큰 전력 이탈이 없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생각하면 지난해 성적(팀 평균자책점 4.56·리그 3위) 이상도 기대할 만했다. 앞으로 1~2년이 우승의 적기라고 생각한 구단도 지출을 아끼지 않았다. 승부였다.
이런 롯데가 역대 6번째 불명예를 안았으니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스타트다. 롯데 이전에 개막 7연패 이상을 당한 사례는 KBO 리그 역사를 통틀어 단 5번뿐이었다. 2003년 두산(8연패), 2003년 롯데(12연패), 2013년 NC(7연패), 2013년 한화(13연패), 2015년 KT(11연패)다. 이 중 2013년 NC와 2015년 KT는 신생팀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을 고려하면 롯데의 시즌 출발은 미스터리 그 자체다.
개막 7연패 이상 팀들의 최종 성적은 대개 좋지 않았다. 모두 5할 달성에 실패했다. 2003년 두산이 4할3푼5리의 승률로 시즌을 마친 것이 그나마 가장 나은 성적이었다. 전례는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많이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좋은 기록이든 나쁜 기록이든 깨라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예전에는 강팀이라고 해도 승패차 3승을 벌려면 한 달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모든 팀들이 승률 3할3푼3리와 6할6푼6리 사이에 몰리는 야구에서 월간 +3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추세가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나온다. 연승과 연패의 주기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연패를 했다면, 언제든지 그만큼의 연승을 이어갈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의 객관적인 전력이 약하지 않다는 점도 희망적이다. 타선은 경력이 확실한 선수들이 많다. 지금 이 성적에 머물지는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 떨어질 곳도 없이 올라갈 일이 남았다. 박세웅의 복귀 지연이 악재이기는 하지만 마운드도 한숨만 돌리면 충분히 재건이 가능한 전력이다. 밑바탕이 있기에 한 번의 계기만 있으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앞선 팀들의 뒤가 보이면 더 힘이 나기 마련이다. 롯데가 과거를 부정하고 새 운명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