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인터뷰] "좋았을 때 반도 안나와요" 함덕주의 답답함과 미안함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04.04 13: 10

"아직 좋았을 때 반도 안 나오네요." 함덕주(23·두산)가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오히려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시즌 함덕주는 팀 투수진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전향해 5선발로 선발 한 축을 지켰던 그는 시즌 중간과 말에는 구원 투수로 나와 필승조의 역할까지 소화했다. 35경기 9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7로 좋은 활약을 펼친 그는 시즌 종료 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올 시즌 함덕주는 다시 한번 자리를 옮겼다.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이용찬이 뒷문 단속에 어려움을 겪자 선발로 전향했다. 그리고 함덕주를 필승조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구원투수로 11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0.50을 기록했던 모습을 기대했다.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맞이한 첫 시즌. 차근차근 몸을 만들어갔지만, 시즌에 들어오자 100%의 모습이 아니었다. 큰 실점은 없지만, 지난해 좋았던 타자를 압도하는 공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제구도 흔들렸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서는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홈런 한 개 포함 3안타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도 했다.
아쉬운 모습이 이어지는 순간. 3일 잠실 LG전에서 함덕주가 팀의 승리를 이끄는 귀중한 피칭을 했다. 두산은 8회초 1-2에서 2-2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8회말 오재일의 투런 홈런으로 승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9회초 김현수의 반격 투런포가 터졌고,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10회 두산은 함덕주는 올렸다. 함덕주는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 속 제구가 다소 흔들려 볼넷 4개와 안타 1개를 내주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실점없이 10회, 11회를 막았다. 수비수의 그림같은 호수비도 있었지만, 함덕주는 제 몫을 해냈다. 그리고 연장 11회말 두산은 선두타자 류지혁의 출루 이후 최주환의 끝내기가 나왔고, 함덕주는 이날 경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함덕주의 투구수는 총 51개. 많은 공을 던진 탓에 함덕주는 허리 통증을 호소할 정도였다. 경기를 마치고 동료, 코치들은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함덕주에게 박수를 보냈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함)덕주가 정말 고생 많이 했다"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시즌 첫 승을 거둔 함덕주는 "사실 내가 잘해서 얻은 첫 승이 아니라 (조)수행이 형과 (양)의지 형, (최)주환이 형이 등 모두가 잘 도와준 덕분"이라고 고마움부터 전했다.
지난해보다 올라오지 않는 몸 상태. 가장 답답한 건 본인이었다. 함덕주는 "직구 구속도 안나오고, 변화구도 자신이 없어서 스스로 좀 위축되어 있는 거 같기도 하다"라며 "아직 좋았을 때 반도 안나왔다. 사실 꾸역 꾸역 느낌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자신감은 항상 있지만, 자신있는 공이 좋지 않으니 답답하다"라며 "다행히 (이)영하를 비롯해 동생들이 잘 막아주고 있다. 또 형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나도 잘하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막았다는 자부심보다는 경기를 끌고 갔다는 미안함이 앞섰다. 함덕주는 "볼넷이 많아서 스스로 위기를 만들었다. 의지 형도 그렇고 야수 형들에게도 미안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미안함은 책임감으로 이어졌다. 함덕주는 "일단 열심히 던지려고 한다. 잘 못 던져도 열심히 던지는 것이 내 역할이다"라며 "지금 많이 도와줘서 승리도 하고 홀드도 올리고 세이브도 했다. 운이 좋다. 나중에는 꼭 실력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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