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곤지암’(정범식 감독)이 흥행 '꽃길'을 걷게 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150만 관객을 돌파한 ‘곤지암’이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곤지암’은 어제(3일) 전국 8만 7581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156만 4521명. 같은 날 개봉한 외화 ‘레디 플레이어 원’(112만 4091명)과 경쟁하고는 있지만 아직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새로운 한국영화가 개봉하는 이달 5일까지 이 순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곤지암’은 7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개봉 일주일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의 무패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이번 주말 200만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중에 인기 높은 톱스타 하나 없는 ‘곤지암’이 1위를 차지한 비결은 정범식 감독의 연출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기 때문이다. ‘기담’(2007)부터 ‘무서운 이야기1·2’(2012~2013) 시리즈까지 매번 실험적인 시도를 하며 공포 장르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그가 이번엔 체험 공포 형식으로 관객의 공포감을 높이며 관심을 끌었다.

페이스캠을 이용한 1인칭 시점 촬영과 최소한의 조명으로 인해 제한된 카메라 앵글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후반부 30분 가량 진행되는 공포는 기대 이상이다. 영화를 보고 나면 해당 장면들이 머릿 속에 떠다닐 정도로 여운이 크다.
‘곤지암’은 한국의 정신병원 곤지암이 CNN에서 선정한 7대 기이한 장소로 선정되자, 공포마니아 호러타임즈가 지원자들 중 적절한 멤버들을 선정해 7명이서 함께 정신병원의 체험을 떠나는 과정을 그린다. 이들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정신병원 내부의 모습을 촬영하고 실시간으로 방송하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호러타임즈의 대장을 연기한 위하준과 팀원 박성훈과 이승욱, 그리고 세 사람에 의해 곤지암 탐험대로 나서게 된 박지현 오아연 문예원 유제윤 등 총 7명의 배우들이 전면에 나서 영화를 이끌었다. 샬롯을 연기한 문예원을 제외하고 모두가 실명으로 출연했다. 감독은 이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극중 이름을 짓지 않았다고 한다.
아직까지 대중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7인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의 흥행을 이끈 또 다른 비결이다. 영화 촬영이 전무했던 이들은 롱 테이크로 촬영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을 터였지만, 연극적으로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호흡을 펼쳤다. 공포 영화가 신인배우 발굴의 장으로써 수많은 스타를 탄생시켜온 만큼 ‘곤지암’의 배우들 역시 충무로 차세대 기대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