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 레이솔(일본) 미드필더 김보경이 친정팀 전북 현대를 향해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4일 오후 7시 30분 일본 가시와의 히타치 가시와 스타디움서 가시와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E조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중대 일전이다. 선두 전북(승점 9)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며 16강행을 확정하지만 조 1위 16강행 가능성을 높이려면 가시와를 잡아야 한다. 3위 가시와(승점 4)는 벼랑 끝이다. 전북을 무조건 이겨야 2위 톈진 취안젠(승점 7)과 조별리그 최종전서 16강행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시와는 지난 2월 13일 전북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전주성에서 전반 2골을 넣고 2-0으로 리드하다 후반에만 이동국에게 2골을 포함해 내리 3골을 내주며 거짓말 같은 2-3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김보경은 미드필더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지만 역전패의 분루를 삼켜야 했다. 지난해 여름까지 동고동락했던 전북 선수들을 동지에서 적으로 처음 만나는 무대였지만 원하던 결과물을 얻지는 못했다.
김보경은 지난 3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시모타이라 다카히로 가시와 감독과 함께 동석해 "전북과 1차전서 아쉽게 승점을 가져오지 못해 분하다. 우승을 위해서는 전북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꼭 이겨서 조별리그를 통과하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선제골 넣고 리드한다는 건 좋은 시작을 한다는 뜻이고, 우리의 장점이기도 하다"면서 "아시아 무대에서는 90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전북전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가시와와 김보경은 명확한 경기 플랜도 짜놨다. 김보경은 "전북엔 타깃형과 힘 있는 좋은 공격수들이 있다"며 "우리는 세컨 볼을 따내고 역습의 강점을 보여야 한다. 조직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강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신감의 플러스 요인도 있다. 그간 가시와는 전북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적지서 패하기 전까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 맞붙어 5승 1무의 절대우세를 점했다. 특히 안방에서는 전북의 천적으로 확실히 군림했다. 2012년 홈에선 5-1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김보경은 "우리가 안방에서 전북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고 익히 들어왔다. 전북도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라며 "홈에서 우리의 축구를 한다면 승점 3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