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만화 같은 데뷔전이었다. 영화나 드라마를 이렇게 만들어도 '에이~ 심하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3)가 메이저리그에서 투수와 타자로 반전의 데뷔전을 보여줬다.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고, '스타성'을 보여줬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너하임의 에인젤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 경기에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첫 타석에서 스리런 홈런(121m)으로 홈팬들에게 타자 데뷔 신고를 화려하게 했고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맹타를 터뜨렸다. 시즌 타율은 4할4푼4리(9타수 4안타)가 됐다.

지난달 30일 오클랜드와 개막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해 5타수 1안타를 친 오타니는 이날 클리블랜드 우완 선발 조쉬 톰린로 2-2 동점인 1회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현지 중계진은 "오타니가 일본에서 48홈런을 기록했는데, 아직 만루 홈런은 없다"고 소개했다.
4구째 커브(74마일)가 원바운드 폭투가 되면서 3루주자가 득점, 3-2 역전됐다. 이후 오타니는 톰린의 6구째 커브(74마일)를 걷어올려 우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타자로서 홈 데뷔전 첫 타석에서 나온 환상적인 홈런이었다. 홈 관중은 박수갈채, 에인절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오타니는 지난 2일 투수로서 오클랜드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6이닝 3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기록했다. 2회 3안타(1피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했으나 나머지 이닝은 완벽했다. 160km 강속구와 145km의 고속 스플리터를 주무기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시범경기에서 투수는 물론 타자로서 참혹한 성적을 기록하자, '이도류'가 아닌 '이류'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투수로 4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19피안타(4피홈런) 17실점(15자책) 3볼넷 19탈삼진 ERA 16.20이었다. 타자로는 11경기 32타수 4안타(.125) 3볼넷 10삼진 1타점에 그쳤다. '싱글A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 타자는 고등학생 실력이다'는 혹평도 들었다.
그러나 투수 데뷔전에서 반전을 보여준 오타니는 타자로서 홈 데뷔전에서는 더 놀라운 반전 드라마를 보여줬다. 첫 타석에서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오타니의 홈런 타구 속도는 104.마일(약 168.2km)이었다. 타구 발사각은 35도, 홈런 비거리는 397피트(약 121m)짜리 홈런이었다.
이제 출발이다. 시범경기의 부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단 3경기(투수 1경기, 타자 2경기)로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지만, LA 에인절스가 기대한 성적과 마케팅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는 충분했다. 일본에서 두 자루의 칼을 차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한 오타니는 정규시즌에서 스타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화려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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