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이순재, 연기인생 62년 "그만두고 싶었던 적 없다"[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04.04 20: 02

연기경력 62년 된 배우 이순재의 인생철학은 흔들림 없이 굳건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욕심을 부리지 말고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철칙이었다. 
4일 오후 KBS 2라디오를 통해 생방송된 ‘박중훈의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는 새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의 개봉을 앞둔 주연배우 이순재가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의 이순재는 높은 학력으로 1950년대 이른바 '딴따라'로 비하받던 연기의 길을 걸은 ‘고스펙 배우’이다. 이순재는 이날 “저는 (학력을 떠나)연기를 오로지 예술로써 대했다. 드라마나 연극, 영화 모두 예술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지금의 자리에 올라왔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가’로 데뷔한 이순재는 연극-영화-드라마-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연기 장인으로 거듭났다. 최초의 일일연속극 주인공이자, 배우로서 최초·최고령자로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대배우의 진가를 발휘했다.
이순재는 가장 자주 쓰는 말이 ‘OK’라는 소문이 있다는 DJ 박중훈의 질문에 “까다롭게 굴 필요가 뭐가 있느냐”며 “내가 거절을 잘 못 한다. 우리 직종상 야무지게 거절을 못 하지 않나. 그래서 매번 ‘OK’를 하다보니 그렇게 불리는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연기자를 그만 두고 싶을 때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긴 세월동안 한 번쯤 생각해봤을 거라고 예상하겠지만)저는 그만 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며 “요즘 (일부 배우들)처럼 별안간 쭉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저는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했으니까 잘됐든 못됐든 항상 똑같게 연기를 대했다”고 말했다.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서는 방송인 송해와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을 꼽았다. “둘 다 저와 가까이 계신 분들이다. 송해 선생은 우리 분야 최고령자로서 열정이 대단하다. 고맙고 소중한 분”이라며 “이길여 총장은 과거 정치권에서 수많은 러브콜이 있었음에도 모두 거절하고 병원과 학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분이다. 옛날에 인천에는 이길여 산부인과가 있었는데 이제는 가천대가 (통합해)천지개벽했다”고 칭찬했다.
이순재는 그러면서 후배 배우들에게 존경심을 표하기도 했다. “후배들 모두 글로벌 스타다. 우리 땐 그렇게 키가 크지 않았는데 대부분이 175cm 이상이고 180cm도 넘더라”며 “얼굴도 다들 잘 생겼다. 남의 것을 빼앗거나 부러워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위대한 국민이다. 젊은이들이 서로 싸우지 말고 공동의 미래와 행복을 위한다면 모두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순재의 신작 ‘덕구’는 어린 손주들과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4월 5일 개봉./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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